세계는 지금 모바일 방송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 모바일 방송 관련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모바일 방송 기술방식은 국내의 지상파DMB, 위성DMB, 유럽의 DVB-H, 미국의 미디어플로, ATSC-M/H 등이다. 일본의 ISDB-T, 중국의 DVB-TH 등도 있다. 이들 기술은 상호 경쟁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키워 세계 표준으로 자리 매김하기 위한 치열한 각축전을 동시에 벌이고 있다.
일단 전 세계적으로 국내의 모바일 방송이 성공적으로 보급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모바일 방송 상황은 긍정적이다. 지상파 DMB가 도입돼 아직까지는 순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사업자는 수익 보전에 힘들어하고 있지만 이는 지상파 DMB 모델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과 사업자의 전략적 실책에 가깝다.
◇지상파DMB, 모바일 방송의 뛰어난 기술=한국은 현재 지상파DMB, 위성DMB가 모바일 방송표준으로 2005년 상용화 이후 서비스되고 있다.
노르웨이와 프랑스 등 유럽에서 한국식으로 상용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 만큼 뛰어난 기술이다. 그러나 해외는 조금 다르다. 일본은 ISDB-T(1Seg)가 상용방송 서비스 중이며 이와 같은 방식으로 브라질은 올해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유럽은 DVB-H방송이 표준이며 이탈리아에서 일부 시험방송을 했고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상용방송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은 미디어 플로, ATSC M/H가 모바일 방송 표준이며 미디어 플로는 퀄컴의 주도로 일부 지역에서 상용방송을 시작했다.
ATSC-M/H는 2009년 표준으로 제정됐으며 상용서비스가 예정돼 있다. 중국은 CMMB와 DTMB(DMB-TH/ADTB-T)가 표준으로 인정받았으며 현재 상용방송 서비스 중이다. 이 외에도 통신망을 기반으로 하는 3G모바일 방송 등에서 서비스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국내 DMB방송은 성공적으로 안착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는 서비스 안정화와 함께 DMB2.0을 준비하는 등 미래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다. 오는 10월 DMB2.0이 상용화되면 단방향이 아닌 양방향성이 완성돼 더 나은 방송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또 전파를 이용한 파일 다운로드도 할 수 있어 내비게이션 단말과의 결합 판매도 늘 것으로 보인다.
◇성장하는 장비 시장, 감소하는 업체 수익=서비스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만큼 모바일 방송 장비 시장도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DMB뿐만 아니라 모바일IPTV 등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있어 해당 시장도 점차 형성되고 있다. 일단 모바일 방송 장비를 알기 위해서는 모바일 방송 단말기의 보급 속도를 파악해야 한다.
미디어트렌드에 따르면 국내 지상파DMB 단말기는 현재까지 1691만대가 보급됐다. 2005년 12만대, 2006년 285만9000대, 2007년 912만1000대, 2008년 12월 기준 1691만2000대로 확대됐다. 단말기 구성을 살펴보면 휴대폰이 958만3000대(56.7%), 차량용 532만8000대(31.5%), PC(USB) 48만9000대(2.9%), 휴대전용(PMP·PDA)·노트북 8만대(0.5%)로 구성돼 있다.
장비 시장은 주로 10·2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이들이 사는 최신 휴대폰에는 DMB방송 기능이 탑재돼 있기 때문이다. 일단 휴대폰을 구입한 뒤는 방송 시청 빈도가 높다.
하지만 단말 보급과는 달리 지상파DMB서비스는 수익성 악화에 따른 자본 잠식뿐만 아니라 신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 수신료에 기반을 둔 위성DMB는 2008년 9월 현재 299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광고를 주 수익원으로 하고 있는 지상파DMB는 1014억원의 누적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단말기 보급률과는 관계없이 경영상태가 악화되고 있다.
지상파DMB방송특별위원회는 “서비스 질이 계속 높아지는 것에 비해 업체 수익은 매년 떨어지고 있어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높아지는 성장통, 해법은 지원= 지상파DMB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선결돼야 할 것이다. 국내 산업 지원과 해외 수출 판로 개척이다. 국내 DMB 사업자는 현재 매달 매출액이 10억원 수준으로 경영상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투자 여력 부족으로 전국 방송이 되지 않아 광고 수주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사업자는 일정 수준의 망 확보를 위해 단말 개통비를 요구하고 있다. 단말 개통비란 휴대폰 등 DMB 지원 기기를 처음 구입할 때 1만원 정도를 개통비로 내는 것이다.
강민호 U1미디어 팀장은 “개통비는 회사 수익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 100% 망 구축에 투입될 금액”이라며 ”현재 방통위가 고민하고 있지만 빨리 결론을 내줬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각 사업자는 현재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전담하고 있는 광고 영업을 개별 회사에 맡겨주기 바라고 있다. KOBACO가 이런저런 이유로 적극적인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외 시장 개척도 시급하다. 최근 분위기는 좋은 편이지만 장비 시장으로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중국), 아프리카(가나)에 진출했고 얼마 전에는 노르웨이 현지 지상파DMB 사업자인 NMTV가 지상파DMB 본방송 서비스를 개시했다.
방통위는 노르웨이 지상파DMB 본방송 개시가 지상파DMB의 유럽은 물론이고 세계 확산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방통위는 지상파DMB의 해외 진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개도국 시범방송 지원 및 협력사업, 차세대 지상파DMB 개발·수출 등을 전략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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