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시작한 지 2달이 안됐지만 벌써 홈페이지에 수백개의 리플이 달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방송을 통해 한국과 아랍권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겠습니다.”
아프리카·중앙아시아·남부 유럽에 한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지난 5월 15일 위성 채널방송인 코리아TV가 1년여의 시험방송을 마치고 이집트 국영 위성인 나일샛의 주파수 10719MHz(v)를 통해 본격적인 방송 송출을 시작한 것이다. 이규정 코리아TV 사장은 이날을 잊지 못했다.
“개국과 동시에 축하 및 고맙다는 300개의 메일이 답지했습니다. 저도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일지는 예상 못했습니다.”
코리아글로벌미디어그룹(대표 이규정)이 100% 투자해 이집트 현지에 설립된 코리아TV는 나일샛 시청권역 안에 있는 45개국, 5억여 시청자를 대상으로 매일 24시간 무료로 한국 프로그램을 전송하고 있다. 현재 한국 드라마가 주요 콘텐츠다.
이 사장은 “방송은 지난달 시작했지만 아랍 시장은 지난 1999년부터 분석하고 있었다”며 “오는 8월 라마단 기간에 연예·오락물과 한국의 자연·휴먼 다큐멘터리, 한국어 배우기 등 한국 방송 콘텐츠를 집중 편성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코리아TV에서 방영하는 모든 프로그램은 아랍어를 포함한 19개 언어를 번역·제작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진 자회사 멀티링구아미디어서비스를 통해 제작하고 있다.
한류가 확인된 동남아시아가 아닌 이집트를 주요 방송 권역으로 선택한 데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아리랑TV 등에서 기자 생활을 했던 이 사장은 예전부터 아랍권에서의 한국 콘텐츠의 인기를 실감했다. 그는 “중동은 가부장적 성격이 강해 폭력, 노출 수위가 높은 미국 콘텐츠보다 한국 드라마를 더 좋아한다”며 “특히 가족 간의 우애를 우리나라만큼 중요시해 가족을 그린 주말 드라마의 인기는 상상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15일 콘텐츠 송출 이후 두 시간 만에 아비르(24)라는 대학생으로부터 시청을 하고 있다는 연락이 왔을 정도로 반응은 뜨거웠다.
이 사장은 방송을 뛰어넘어 아랍 지역에 한국을 홍보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특히 기술력 있는 한국 IT벤처를 아랍 현지에 소개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와 관련 7월에 아랍 시장진출을 준비 중인 한국기업 진출을 지원하는 ‘Korea-Middle East Biz Promotion Center’를 서울 및 중동에 개원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한국 콘텐츠 쇼윈도 채널 운영 등을 통한 문화상품의 수출지원, 현지 광고수입 등을 통해 한국 방송산업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싶다”며 “요즘에도 한 달에 절반은 이집트에 거주하며 국가 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지원 범위를 확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