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음식에 쏟는 사람들의 사랑은 대단하다. TV에 나온 맛집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번호표를 손에 쥔 채 몇 시간씩 차례를 기다린다. “음식에 대한 사랑처럼 진실된 사랑은 없다”는 조지 버나드 쇼의 말이 실감이 난다.
그런데 맛은 입으로만 느끼는 것은 아니다. 음식에 수놓인 형형색색의 장식,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 소리, 코끝으로 다가오는 진한 향기, 그리고 종업원들의 서비스와 분위기가 어우러져 음식의 맛을 결정한다. 오늘은 음식의 맛, 그 이상의 풍미를 더하는 시각적 요소를 상상해 보자.
직장인 A씨는 오늘도 토스트와 커피 한 잔으로 바쁜 하루를 준비한다. 신선한 식빵을 토스터에 넣고 적당히 구워져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살짝 녹은 버터가 올려진 바삭바삭한 토스트를 생각하니 군침이 절로 돈다.
이런 상황에서, 토스트의 맛을 더해줄 시각적 요소를 상상해 보라. 어떤 아이디어가 가능한가. 동그란 모양의 식빵, 캐릭터 모양이 그려진 식빵, 혹은 스마일 모양의 홈이 파인 식빵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사샤 쳉이란 디자이너는 ‘메시지 토스터’라는 색다른 상상을 했는데, 토스터 윗면에 화이트보드가 있어서, 펜으로 글을 쓰면 식빵에 해당 메시지가 프린트된다. 식빵에 쓰여진 메시지가 신기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담고 있는 따스한 정서가 토스트의 풍미를 더한다. 이른 아침, 아내에게 혹은 남편에게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커피와 사랑의 메시지가 적힌 토스트를 전달한다면 언제나 달콤한 신혼일 것만 같다.
회사에 출근해 분주한 시간을 보낸 A씨는 점심식사를 마치고 아이스커피 한 잔을 주문한다. 손끝에 전해오는 차가운 느낌을 떠올리니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여기서 어떤 시각적 요소를 첨가하면 아이스커피의 맛이 더욱 풍부해질까. 넘실거리는 파도 모양의 컵, 출렁거리듯 구부러진 모양의 빨대가 뇌리를 스친다.
‘SUCK UK’라는 디자인 회사는 얼음은 사각형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알파벳 모양의 얼음을 생각해냈다. 실리콘 고무로 만든 ‘알파벳 아이스’ 트레이에 물을 붓고 얼리면 알파벳 모양의 얼음이 만들어진다.
아이스커피 속에서 투명한 알파벳 얼음이 춤추는 모습을 상상하니 미소가 절로 나온다. LOVE, MARRY, HAPPY처럼 특별한 알파벳을 첨가한다면 더욱 색다른 풍미가 느껴지겠다.
오늘, 여러분의 점심 메뉴를 풍성하게 할 시각적 요소를 상상해 보자.
김원우 KT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원, 디지에코 퓨처UI 연구포럼 시솝 wwkim@k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