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보완투자 `꿈틀`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 소자 기업들이 좀 더 미세한 공정으로 속속 전환하면서 반도체 장비 보완 투자가 꿈틀거리고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 가량 줄어든 반도체 장비 업계 입장에선 ‘가물의 단 비’격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는 2분기 들어 증착·노광·에처 장비 등의 반도체 장비를 발주하거나 발주계획을 세우고 있다. 주력공정을 D램 50 나노급, 낸드메모리 40나노급으로 잇따라 전환하면서 장비 보완 투자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2분기 부품·재료 업계 매출이 전년 같은 분기 수준으로 회복한 데 이어 경기변동에 가장 민감한 장비 분야에서도 300㎜ 팹 전환·공정 기술 전환 등 삼성·하이닉스의 보완 투자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해 모처럼 반도체 후방 산업군에 희망의 불씨를 심어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급속 열처리 장비 구매 계약을 최근 체결하는 등 미세 공정 전환을 위한 보완 설비 투자를 진행, 연말까지 총 2조원 미만의 자금을 집행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이 회사는 10 라인의 300㎜ 팹 전환을 위해 노광·에처장비 등의 장비 구매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또 DDR 3 D램의 주력 공정을 현재 68나노에서 56나노로 연내 전환하기 위해 보완 투자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하이닉스반도체도 41나노 낸드 메모리 공정에 들어가는 증착장비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이달말 도입하기로 하는 등 미세 공정 보완 투자를 본격 전개, 올 연말까지 총 1조 원 가량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DDR3 D램 주력 공정을 현재 66 나노에서 54 나노로의 전환하는 보완 투자를 펼치기로 했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장비 발주가 지난 1분기에 거의 동결상태였으나 최근 보완투자에 초점을 둔 장비 발주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비록 외산 장비 기업들이 그 수혜를 적지 않게 가져가겠지만 반도체 장비 전체 입장에선 일단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