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케이스가 바로 안테나”

2세대 안테나(왼쪽)와 달리 3세대 안테나(오른쪽)는 휴대폰 케이스 내부에 들어가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2세대 안테나(왼쪽)와 달리 3세대 안테나(오른쪽)는 휴대폰 케이스 내부에 들어가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두께 1mm 정도의 얇은 휴대폰 케이스 속에 들어가 겉으로 일체 드러나지 않는 신개념 안테나가 개발됐다. 안테나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둘 필요가 없어져 향후 휴대폰을 더욱 얇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대표 박종우)는 모듈 형태의 기존 안테나와는 전혀 다른 ‘인몰드 안테나(IMA)’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인몰드란 최신 사출 공법 중 하나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플라스틱 케이스에 그림이나 패턴을 입히기 위해서는 필름을 붙여야 했다. 하지만 인몰드 공법은 외부에 씌우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 그림을 넣기 때문에 플라스틱과 그림이 일체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기가 개발한 인몰드 안테나도 바로 이와 같다. 안테나를 휴대폰 케이스와 하나로 만든 것이다.

그동안 휴대폰 업계에선 안테나가 차지하는 공간을 줄이는 것이 과제였다. 부피를 줄여야 휴대폰을 얇고 가볍게 만드는 등 다양한 설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안테나의 공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케이스 면에 붙이는 필름 형태의 안테나가 개발된 적 있었지만 고가의 재료비, 제작 공정상 문제, 낮은 수율 등을 이유로 양산이 불가능했다.

삼성전기는 그러나 케이스 내부에 금속물을 정밀하게 삽입하는 일체형 방식으로 휴대폰 내 PCB 와의 연결성을 완벽히 개선했으며 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또 케이스 내부에 들어가면서도 성능을 기존 안테나 보다 30% 이상 높이는 기술적 성과도 이뤄냈다.

삼성전기 홍사관 상무는 “외장형 안테나가 1세대, 내장형 안테나가 2세대였다면 이번에 개발한 안테나는 ‘3세대 안테나’로 불릴 만큼 진일보한 제품”이라며 “휴대폰의 슬림화는 물론 제조 공정이 간단해지고 제조단가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현재 세계 유수 휴대폰 회사의 전략 제품에 이 안테나를 공급하기 위해 양산을 시작했으며 향후 노트북PC 등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