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융합 시대를 맞아 정부 규제의 틀을 수평화하고 서비스는 더욱 세밀한 형태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WIS 2009와 함께 열린 ‘2009 방송통신장관회의’와 ‘2009 국제방송통신 콘퍼런스’에 참가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을 포함한 사우디아라비아·태국·파라과이 등 15개국 장차관과 12개국 방송통신 전문가들은 ‘미디어 융합, 그 후’를 주제로 열띤 토의를 벌였다.
특히 이시자키 가쿠 일본 총무성 수석차관과 조르주 페낼버 프랑스텔레콤 전략·개발 부사장이 각각 정부와 기업을 대표해 기조연설을 함으로써 눈길을 끌었다.
◇규제의 벽은 낮추고=참석자들은 통신과 방송이 융합하는 새로운 시대 환경에 맞춰 서비스 형태가 변화한다며 이에 따라 규제의 틀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시자키 차관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통신과 방송이 점점 융합하면서 기존의 수직적인 서비스가 수평적인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이에 따라 일본 정부도 수평적이고 단순한 형태로 규제의 틀을 바꿔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이시자키 차관은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구현하는 것도 미디어 융합 시대의 정부 역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이의 일환으로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재팬 세이퍼 인터넷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시자키 차관은 “산업·공공·민간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안전한 인터넷 환경 구축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 환경에서도 경제 성장의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책을 다듬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을 대표해 참석한 최시중 방통위원장도 “방통 융합으로 산업 장벽이 사라지면서 혁신적인 산업이 나오고 빅뱅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 모두 미래를 먼저 내다보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흥길 문방위원장은 글로벌 차원에서 다양한 교류와 협력을 촉구했다. 고 위원장은 “각국 정책 경험과 성과를 공유해 시행착오로 인한 손실을 줄여야 한다”며 해외 정부 관계자들에게 “향후 방통 융합 전반에 걸쳐 교류와 공조 체계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서비스 질은 높이고=이날 행사에 세계 방송통신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12개국 전문가들은 방통 융합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좀 더 다양하고 세밀한 서비스로 고객에게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르주 페낼버 프랑스텔레콤그룹 부사장은 “방통 융합 시대에 방송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욕구를 좀 더 세밀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낼버 부사장은 “컨버전스 시대가 될수록 콘텐츠에 접근하는 방법이 다양해져 소비자가 오히려 혼란을 겪을 수 있다”며 “접근 경로를 간소화하기 위해 각기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통합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랑스텔레콤의 다양한 방통 융합 서비스도 소개했다. “양방향 데이터 스포츠방송을 이용, 시청자가 원하는 스포츠 통계를 실시간으로 제공함과 동시에 소비자 맞춤광고를 내보낼 수 있다”는 것이 페낼버 부사장의 설명이다.
함께 기조연설자로 참석한 에밀리아노 칼럼직 미국 폭스텔레비전스튜디오 대표도 “그동안 지상파방송사의 주 수입원이던 TV 광고가 인터넷에 자리를 내줬고 DVD를 통한 콘텐츠 판매액도 지난해 이후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며 “방통 융합이 기존 방송사에는 결코 기회로만 작용하지 않는만큼 글로벌 공동 투자 등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