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휴대폰에서 멀티터치 기능을 구현하지 않는 이유는 특허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삼성전자 핵심 관계자는 “기술적으로는 모든 준비가 끝났는데 특허 이슈가 있어서 멀티터치 휴대폰을 출시하지 않고 있다”며 “이 문제만 해결되면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멀티터치는 두 손가락으로 디스플레이 위에서 사진, 웹페이지 등을 확대 또는 축소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지난 2007년 애플이 아이폰에 멀티터치를 적용해 큰 성공을 거두자 마이크로소프트, 팜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도 MP3플레이어와 스마트폰 등에 채택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삼성은 멀티터치와 관련된 특허가 정리되지 않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멀티터치 원천 특허를 놓고 대만 이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로지텍, 시냅틱스 등을 상대로 소송을 벌였고 최근엔 애플과도 분쟁 중에 있어 정확한 특허 소유자가 누구인 지 헷갈릴 정도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두 손가락을 벌리면 사진이 확대되는 식의 ‘동작(제스처)’ 특허권 문제가 분쟁의 핵심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단 멀티터치 부재는 다른 기술로 보완할 생각이다. 최근 공개된 차세대 전략폰(제트)에 적용된 ‘원핑거줌’이란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원핑거줌은 한 손가락을 화면 상에 오래 대고 있으면 화살표 아이콘이 나타나 손가락을 위로 올리면 화면이 확대되고 아래로 내리면 축소된다. 삼성전자 핵심 관계자는 “원핑거줌은 한 손가락으로도 멀티터치와 같은 효과를 내도록 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이라고 전했다.
한편 LG전자는 국내 기업으론 최초로 프라다폰2, 아레나폰에 멀티터치 기술을 적용했는데 어떻게 문제를 해결한 것인 지는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고 있다. LG전자 휴대폰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안승권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서 멀티터치 특허 질문에 “LG의 기술은 애플과 관련 없는 우리만의 특허”라며 “(특허 분쟁 문제 등은) 당연히 클리어(clear) 하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