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히 늘어난 마이너스폰 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삼성전자·LG전자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 추이

 마이너스폰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휴대폰 제조사 간 점유율 싸움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통상 삼성전자 48%, LG전자 28%, 팬택 18% 선에서 균형을 유지해 오던 국내 휴대폰 시장은 LG전자가 적극 공세로 전환하면서 최근 요통치고 있다.

 LG전자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LG 휴대폰 품질과 브랜드 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고착화됐던 점유율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조만간 점유율 ‘빅뱅’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LG전자가 지난 3월 자체 집계에서 시장 점유율 30%를 돌파했다고 발표하면서 4월부터 삼성전자가 적극 공세로 전환했다. 지난달에는 점유율을 좌우하는 중저가 주력 모델을 중심으로 80%가 넘는 제품이 마이너스폰이 됐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장려금 규모가 가장 컸다. SCH-W720은 출고가(42만9000원)의 68%가 장려금으로 책정됐다. 이때 삼성전자가 실제 제품 판매로 올릴 수 있는 매출은 대당 10만원 수준이다. 제품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판매 대수 늘리기에 나선 셈이다.

 LG전자도 모델별로 10만원대에서 20만원대 중반에 이르는 장려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휴대폰 시장이 최근 급격히 이상 과열된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도 “이 같은 상황은 모든 국내 휴대폰 제조사가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점유율 공방에 나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출혈 경쟁은 자칫 해외에서 선전하는 양대 업체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통사 정책에 따라 가변적이기는 하지만 장려금은 물론이고 대대적인 광고 마케팅을 병행해야 하는 휴대폰 시장 특성상 적자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장려금 경쟁이 정작 소비자에게 혜택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이너스폰이 시장에선 ‘공짜폰’으로 유통되지만 마이너스된 금액만큼 대리점이 혜택을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이통 대리점은 이 같은 장려금 정책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려금이 많지 않을 때는 소비자를 대기시키고, 장려금이 늘어나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대리점도 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마이너스폰을 많이 팔수록 이익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대리점으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일부 대리점은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화 마케팅도 벌인다”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