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업자 보조금과 휴대폰 제조업체의 장려금을 합한 금액이 출고가보다 많은 이른바 ‘마이너스폰’이 범람하고 있다. 이통 가입자 유치전과 휴대폰 제조사 점유율 경쟁까지 맞물린 휴대폰 시장 과열 양상이 심각한 상태임이 확인됐다.
18일 전자신문이 입수한 지난달 이통 3사 판매 상위 휴대폰 가격 구조 현황에 따르면 하루 1000대 이상 개통된 휴대폰 가운데 60%가 넘는 제품이 일명 마이너스폰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너스폰은 휴대폰 출고가격에서 사업자와 제조사 장려금을 뺀 가격이 마이너스가 되는 제품이다. 시장에서는 통상 ‘공짜폰’으로 불리나 장려금이 출고가격보다 많기 때문에 정상적이라면 소비자가 개통하면서 되레 돈을 받아야 하는 제품이다. 그러나 이러한 혜택은 실제 소비자가 아닌 휴대폰 대리점에만 돌아간다.
SK텔레콤을 통해 출시된 삼성전자 ‘SCH-W720’은 사업자 보조금 34만6000원에 제조사 장려금 29만원이 얹혔다. 지원금 총액이 63만6000원으로 출고가격(42만9000원)보다 무려 20만7000원이나 많다. 폴더폰인 LG전자 ‘LG-SH460’도 실제 도매가는 마이너스 21만4000원이다.
지난달 이통 3사에서 일 개통 평균 1000대 이상을 기록한 제품은 총 21종으로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12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이들 제품 중 마이너스폰 비중이 83%(10종)에 달해 삼성전자가 가장 공격적인 장려금 정책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7개 모델 중 마이너스폰은 3개였다.
마이너스폰 경쟁은 최근 국내 시장 점유율 30%를 넘어선 LG전자에 삼성전자가 공격적으로 대응하면서 본격화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자금 여유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이에 삼성전자가 맞불을 놓으면서 과열로 치닫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는 지난 3월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30% 점유율을 처음으로 돌파했다고 밝혔다. LG전자의 부상에 따라 삼성전자가 전면적인 점유율 수성에 나서면서 장려금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업계는 장려금 과열 경쟁으로 휴대폰 제조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과열 양상에 개통건수 공짜폰 앞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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