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테크놀로지스가 올해 2월 선보인 빌립 S5는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MID(Mobile Internet Device)다. MID는 인텔이 처음 제시한 것으로 ‘휴대용 인터넷 단말기’를 뜻한다.
MID는 요즘 인기 높은 넷북 열풍과는 달리 아직 일부 회사만 제품을 출시한 상태. 그냥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MID를 ‘넷북보다 더 작은 노트북’ 정도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S5는 전력을 덜 쓰고 성능도 준수한 인텔 아톰 Z520 1.33GHz 프로세서에 30GB 혹은 60GB 하드디스크, 메모리 1GB, 해상도 1024×600을 지원하는 121.9mm(4.8인치) 터치스크린 화면, 네트워크 기능도 무선랜과 블루투스, 모델에 따라 DMB와 GPS까지 소화해낸다.
실제로 S5를 보면 중소기업답지 않게 견고하고 디자인도 수준급이다. DMB나 GPS처럼 국내 소비자가 좋아하는 기능을 담았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지루한 부팅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고 무게도 군살을 빼 휴대하기 편하다.
기능적인 면에서도 보통 모바일기기는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금세 배터리가 닳아 고민하기 일쑤인데 S5는 연속사용시간도 6시간에 달하고 대기모드도 200시간이다. 실제로 써보니 동영상은 4∼5시간, DMB는 5시간 30분가량 간다. 대기모드나 그런 것까지 따진다면 6시간은 족히 가능할 듯하다. 배터리 시간은 아주 만족스럽다.
소프트웨어도 봐줄 만하다. 윈도XP를 운영체제로 쓴 덕에 푸짐한 소프트웨어 호환성을 확보했고 큐브 UI(유저 인터페이스)나 DMB 플레이어 등 애플리케이션을 자체 개발하는 공을 들였다. HD 동영상 가속을 지원하는 유료 코덱까지 기본 제공하는 건 이 제품이 사용자 중심 구성을 했다는 증거라고도 보인다. DMB 수신율은 정말 마음에 든다. 이제껏 써본 DMB 전용기기와 비교해봐도 가장 좋았다.
하지만 마우스를 대신할 적당한 포인팅 장치나 키보드가 없다는 건 정말 아쉽다. 기기 자체는 터치스크린 위주로 설계했지만 정작 운용체계는 마우스와 키보드로 조작하는 윈도XP를 담았으니 뭐 하나는 고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런 자체 유저 인터페이스와 가상 키보드 등으로 이런 불편을 해소하려 했지만 중과부적. 사실 제조사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를 탓해야할 문제일 수도 있는 태생적 한계이긴 하다. 아무튼 본체에 있는 터치스크린과 몇 가지 버튼만으로 이것저것 조작하기 어렵다는 건 내내 아쉽다.
S5의 가장 큰 매력은 이 작은 기기에서 인터넷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PMP나 아이팟터치 같은 것에서도 인터넷은 쓸 수 있지만 이런 기기에선 액티브X 환경까지 모두 지원하지 않는다. 국내 인터넷 환경에선 제약이 많다는 얘기다. S5는 작은 덩치에 윈도XP 구동이 가능해 매력적이다. 이 정도 휴대성에 국내 인터넷 환경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에는 만족감이 느껴진다. PMP 역할도 무난하고 DMB 재생기기로서도 좋다. 3D 게임까지 실행하는 건 무리지만 간단한 PC용 애플리케이션은 거뜬히 소화해낸다.
한지훈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