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 차세대시스템을 놓고 유닉스서버와 메인프레임이 격돌한다.
21일 비씨카드가 500억원 규모 차세대시스템 사업에 착수한 가운데 한국HP가 유닉스서버를 내세운 반면 경쟁사인 한국IBM은 메인프레임으로 맞설 방침이다. 현재 비씨카드는 한국HP의 유닉스 계열 알파서버를 기간 시스템으로 사용 중이다.
국내에서 유닉스서버 사이트에 메인프레임을 제안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국내 기업용 서버 시장에서 메인프레임 사이트가 유닉스서버로 다운사이징한 사례는 많았지만 지난 수년간 유닉스서버 사이트가 메인프레임으로 전환한 경우는 한 차례도 없었다.
한국HP는 기존에 비씨카드에 공급했던 알파서버가 옛 컴팩 계열의 유닉스서버로 구 모델인 만큼 차세대 사업에는 자사의 유닉스서버 제품군 인테그리티 가운데 최신 중대형 서버로 제안할 계획이다.
한국IBM은 그간 유닉스서버 사이트에는 주로 유닉스서버인 IBM 파워 제품군을 제안했으나 이번에는 과감하게 메인프레임 z시리즈를 제안한다. 비록 비씨카드가 유닉스서버를 써왔지만 날로 커가는 IT인프라와 비즈니스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메인프레임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현 비씨카드 장형덕 사장이 앞서 IBM 메인프레임의 국내 최대 사이트로 꼽히는 교보생명(대표이사), 국민은행(감사) 등을 거치며 메인프레임의 효과를 직접 체험했다는 점도 한국IBM의 전략적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다.
한편 비씨카드는 계정계·정보계 시스템 및 애플리케이션을 새롭게 바꾸는 ‘빅뱅’ 방식으로 오는 2011년 초까지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비씨카드는 앞서 지난달 IT서비스본부 내에 차세대IT추진팀과 차세대비즈(Biz)추진팀 등 2개팀으로 구성된 차세대시스템부를 신설하는 등 차세대시스템사업에 착수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