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걸음` 증시…수급·외국인 매도세 전망 엇갈려

 증시의 지루한 횡보장세에 모두가 피곤하다. 19일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서며 증시가 5일만에 상승세를 보였지만 향후 시장을 섣부르게 가늠하기 힘들다. 21일 증권 전문가들은 향후 증시에 대해 각기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만큼 주가 향배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박스권 하단 지지 여부는=증시는 올해 경기회복 기대감과 유동성의 위력으로 1400선까지 빠르게 반등했지만 새로운 상승 모멘텀이 없어 추가 상승 동력이 없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 달 이상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기간 조정의 모습이 역력하다”며 “국내 증시는 5월 이후 단기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과 대북 관련 리스크 탓에 박스권에 갇혔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강한 상승흐름으로 손절물량이 나오지 않는 이상 뚜렷한 수급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서준혁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에서 기대하는 2분기 실적은 7월 초에나 가능하고 다음주에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지만 이들이 증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며 “오히려 달러화 약세기조 연장과 외국인 매수세 유입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최근의 충분한 조정이 모멘텀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으며 박스권 하단부 지지력은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매도 언제까지 이어지나=현재 수급동향을 살펴보면 개인들의 저가매수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반면 기관 매도세는 지속되고 있다. 국내 증시 반등을 견인했던 외국인은 이번 주 매도로 전환하면서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순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는 글로벌 증시보다 국내 증시의 반등 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속도 조절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국제 유가의 지속적인 강세와 환율 반등 등 시장에 부담스러운 요인이 산재돼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추가적인 매도가 이어질 가능성을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수출주와 정유 관련 업종의 강세에 집중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원상필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단기급등에 따른 하락압력이나 인플레·금리 관련 불확실성 때문에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등을 돌렸다는 근거는 모두 타당하지만 수 개월째 반복되고 있는 진부한 논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외국인의 매도는 본격적인 차익실현이라기보다는 포트폴리오의 부분적 정비”라며 “이머징마켓에서 한국 관련 글로벌 펀드로 14주 이상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원 연구원은 “향후 시장은 거래량 증가를 동반한 저항대 돌파 시도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