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반도체 D램 시장에서 수요 대비 20∼30%의 DDR3 공급 부족 현상이 빚어질 전망이다. D램 주력 제품이 DDR2(800㎒)에서 DDR3(1066∼1333㎒)로 급속히 전환되면서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의 생산 물량이 서버·PC 등의 대형 고객 수요를 뒷받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도체기업 쪽에서는 치킨게임 종료 후 수익성 제고는 물론이고 차기 D램 시장을 선점하는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삼성전자·하이닉스의 하반기 수요조사에 따르면 IBM·델·HP 등 대형 컴퓨터 제조업체가 서버 제품군에 이어 노트북PC에도 DDR3 채택 비중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공급 부족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DDR 3D램은 기존 DDR 2D램 대비 고속, 저발열의 특징을 갖고 있어 그린IT 확산과 맞물려 대형 컴퓨터 업체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 자료에 따르면 노트북PC에서 DDR3 채택 비율은 2분기 21%, 3분기 34%, 4분기 50%로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서버 시장에서도 2분기 25%, 3분기 50%, 4분기 65%로 급증하는 등 DDR3가 하반기부터 DDR2 시장을 급속히 잠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DDR3 주력 공정을 연말을 목표로 50나노급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렇지만 두 회사의 DDR3 생산 물량은 대형 컴퓨터 업체의 요구 물량의 70∼80%에 머문다. 해외 경쟁사도 50나노 공정 전환을 준비 중이지만 시일이 걸려 수요 업체는 당분간 우리나라 업체의 공급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하반기에 DDR3 공급부족 현상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DDR3 제품의 수지 타산을 맞추려면 우리 업체와 같이 50나노급 공정에서 양산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 마이크론은 70나노급 공정에서 DDR3를 생산해 제품 원가 경쟁력이 떨어진다. 일본 엘피다는 50나노급 공정 도입을 준비 중이지만 삼성전자·하이닉스만큼 대응하는 게 당분간 쉽지 않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하반기 50나노급 DDR 3 생산 비중을 높이는 데 역점을 뒀다. 두 회사는 현재 20∼30%인 DDR3 생산 비중을 연말께 40∼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DDR3 공급 부족 현상은 차기 D램 시장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또 한 번의 승리를 예고했다. 한 번 선점하게 되면 쉽게 시장점유율을 내주지 않는 서버용 DDR3 시장은 삼성·하이닉스의 몫이 되기 시작했으며, 하반기 열리는 노트북PC용 DDR3 시장도 우리 기업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고객의 DDR3 요구가 조사기관의 전망치 이상으로 강력해 제품 공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50나노급 DDR3를 공급하는 D램 기업은 매우 제한적이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연내에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DDR3가 공급업체의 흑자 전환과 수익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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