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차량의 이산화탄소(CO2)의 배출량(g/㎞)이 가솔린 차량과 별 차이가 없으며 일부는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젤 차량이 가솔린 차량에 비해 환경 오염을 더 일으킨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사뭇 다른 조사 결과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최근 발표한 2008년도 자동차 연비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산 자동차 중에서 CO2 배출량 기준으로 가장 친환경 차량은 마티즈 수동(MT) 모델로서 1㎞를 주행할 때 CO2를 111g 내뿜었다. 쏘나타 2.0 AT의 CO2 배출량(204g)에 비하면 절반 남짓한 수준이다. 덩치가 작고 수동변속기를 장착한 소형차가 중형차보다 연비가 뛰어나고 CO2 배출량도 적은 것은 당연하다.
흥미로운 현상은 같은 차량에서 각각 디젤과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을 때 CO2 배출량의 많고 적음을 따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준중형 아반떼1.6 AT 모델은 가솔린 엔진(154g)이 디젤 엔진(163g)보다 CO2를 덜 뿜는 친환경 차량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형차인 쏘나타 2.0 AT를 비교하면 디젤 엔진(194g)이 가솔린 엔진(204g)보다 친환경 면에서 앞섰다.
디젤과 가솔린 차량이 어느 한쪽이 CO2 배출량이 적다고 규정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은 1리터당 주행거리에서 디젤이 가솔린보다 앞서지만 CO2 배출량도 디젤이 더 많기 때문이다. 가솔린 1리터를 태우면 약 2.3㎏, 디젤 1리터는 약 2.7g의 CO2가 발생한다.
에너지관리공단 자동차 연비측정 담당자는 “자동차의 CO2 배출량은 99.9%의 상관관계로 자동차 연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CO2 배출량만 따지면 디젤과 가솔린 차량은 딱히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지난 8월 새로 도입된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제도에 따라 자동차의 CO2 배출량(g/㎞)을 에너지 등급과 함께 라벨에 표시한다. 기존 자동차 등급제도는 배기량마다 등급 부여 기준이 달라 운전자가 자동차를 고를 때 친환경성을 비교하기가 쉽지 않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