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경기, 바닥 다지는 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회원국 가운데 한국이 가장 뚜렷한 경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주요 업종의 가동률이 상승하고 생산 감소폭이 줄어드는 등 전체적인 산업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전경련이 주요 업종단체 19개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09년 2분기 산업 동향 및 3분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국내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조선, 석유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생산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기록하였으나, 전분기에 비해서 생산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역시 2분기에 이어 마이너스 성장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나 내수 회복과 각국의 경기부양 정책 효과에 따른 중국·중동 등 신흥 시장의 수요 증가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의 경우 개별 소비세 인하와 지난 5월 시행된 노후차량 교체에 대한 세금 감면의 영향으로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내수가 4.1% 증가했으나, 수출은 35.7% 감소했고 생산도 25.2% 줄었다. 일반기계는 국내 기계 수주의 부진과 국내 제조업의 유휴설비 과다에 따른 신규 투자 유인 감소로 2분기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22.9% 감소했으며 3분기 생산 역시 25.4%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 역시 국내외 경기침체와 건설시장의 위축으로 2분기 생산이 전년 동기대비 20.5% 감소했으나, 3분기에는 생산 감소율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는 2분기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9.1% 감소했으며, 3분기에도 여전히 17.1%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건설은 2분기 지방주택경기 침체와 미분양문제로 수주액이 전년 동기대비 11.9% 감소했으나,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공공부문 수주액의 증가에 힘입어 19.6%의 수주액 증가세를 예상했다.

가동률의 경우 올해 초 40∼80%대에서 최근에는 60∼90%대로 상승해 수치상으로는 작년 말 금융위기 시작 이전 시점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선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는 누적된 재고의 소진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본격적인 경기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기 회복시점에 대한 조사에는 재고 소진에 따른 가동률이 상승하는 가운데 14개 업종은 올해 말 경기가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응답했다. 기계, 전자, 철강 등 조사업종의 37%가 올 3분기 산업 경기가 회복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건설, 시멘트, 석유업종의 경우 올해 4분기에 들어서면서 바닥을 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2분기 현재 산업 경기가 저점을 지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도 반도체, 비철 금속, 유통 등 4곳에 달했다.

전경련은 2분기에 비해 3분기에 생산 감소가 둔화되고 가동률이 상승하는 것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경기의 조기 회복 낙관론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생산 감소율이 둔화된 것은 지난해 3분기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돼 생산이 줄어들었던 ‘기저효과’에 영향을 받은 것이며, 가동률 상승 역시 재고 소진과 정부의 재정 조기 집행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를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경기 회복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긍정적 신호를 지속적인 경기 회복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기업의 경우 지속적으로 구조조정 등 경쟁력강화 노력을 지속해야 하며, 정부는 규제 완화를 비롯한 기업환경 개선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