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신입생 학과별 모집 추진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들이 현재 학부별·계열별로 신입생을 모집해 오던 데서 학과별 모집으로 선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1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에서 사회과학·자연과학·공과·농업생명과학·사범·생활과학대학 등 6개 단과대학이 신입생 선발 전형방식을 학과별 모집으로 바꿔 달라는 건의서를 최근 잇따라 대학본부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계열별·학부별로 신입생을 모집하던 서울대 주요 단과대학 모두가 학과별 모집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자연대는 수리과학부·통계학과군을 수리과학부와 통계학과로, 사범대는 외국어교육계열 등으로 2개씩 묶인 모집단위를 학과별로 분리해 줄 것을 각각 요청했다. 공대는 공학계열과 전기공학부· 컴퓨터공학부군을 모두 해체해 학과별로 신입생을 모집하고, 기계항공학부를 기계학과와 항공우주공학부로 나눌 계획이다. 농업생명과학대도 전공별로 신입생을 따로 뽑게 해달라는 의견서를 대학본부에 냈다. 사회대는 인류·지리학과군과 정치·외교학과군을 제외한 모든 학과가 개별적으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게 해달라고 대학본부에 요구했다.

 서울대는 이런 단과대별 건의사항을 토대로 전형방식 변경의 구체적 방향, 범위, 시행시기 등을 대학본부 차원에서 논의키로 했다. 이르면 2011년 입시부터 이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학교 측은 예상했다.

 건국대는 2010학년도 입시부터 문과대와 이과대 신입생을 학과별로 모집한다고 21일 밝혔다. 다만 학과별 모집이 비인기학과의 현상유지책 등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 학과의 취업률과 재학률 등을 매년 평가해 입학정원을 10% 내에서 증감할 계획이다. 건국대 생명환경과학대와 공대도 학과제 전환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들의 학생 모집 단위는 복수의 학과 혹은 학부별로 정하도록 법령상 의무화돼 있었으나, 올해 1월 고등교육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이 규정이 폐지돼 학과별 모집이 가능해졌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