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소니에릭슨…텃밭서도 점유율↓

세계 휴대전화 업계 ’빅5’ 중 꼴찌로 전락한 소니에릭슨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1분기 텃밭인 유럽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고루 부진을 겪으면서 시장 점유율이 뚝 떨어진 소니에릭슨은 2분기 들어서는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시장에서마저 점유율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22일 시장조사기관인 GfK에 따르면 4월 독일 휴대전화 시장에서 소니에릭슨의 시장 점유율은 22.9%로 전달인 3월(23.5%)에 비해 0.6%포인트 하락했다.

소니에릭슨의 독일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2월 25.6%에서 올해 1월 24.2%, 2월 22.7%, 3월 23.5%, 4월 22.9%로 전반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프랑스 시장에서도 소니에릭슨의 시장 점유율은 1월 13.8%, 2월 13.2%, 3월 12%에 이어 4월에는 11.5%까지 떨어졌다.

2월까지만 해도 LG전자보다 시장 점유율이 높았지만, LG전자가 3월 13.1%, 4월 15.5% 등으로 상승하면서 프랑스에서 3위 자리마저 내줬다.

스페인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해 10월 16.6%였던 소니에릭슨의 시장 점유율은 11월 15.5%, 12월 14.1%에 이어 올해 1월 12.6%, 2월 12.0%, 3월 10.9%, 4월 11.5%로 떨어지면서 10% 선을 위협받고 있다.

소니에릭슨의 몰락은 이미 지난 1분기 글로벌 실적 부진에서부터 감지됐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7.9%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나타냈던 소닉에릭슨은 2분기 8.2%, 3분기 8.5%, 4분기 8.2% 등으로 8%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1분기 5.9%로 뚝 떨어졌다.

지역별로 보면 소니에릭슨의 부진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소니에릭슨은 1분기에 전통적인 텃밭인 서유럽(14.4%)과 중부 및 동유럽(11.4%)에서만 10%대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을 뿐 중남미와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는 각각 7.4%와 2.5%에 그쳤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는 점유율이 1.6%에 그쳐 사실상 소니에릭슨이라는 회사의 존재감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소니에릭슨의 이러한 몰락은 최근 프리미엄폰 시장을 주도하는 터치폰 시장에서도 알 수 있다. SA에서 최근 발표한 올해 1분기 글로벌 터치폰 시장 점유율 현황에 따르면 ’빅5’ 업체 중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23.9%와 20.8%로 1위와 2위를 차지했고, 노키아(11.4%)와 모토로라(2.7%)도 4위와 7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소니에릭슨은 풀 터치폰 시장 점유율이 미미해 순위에는 나타나지 않고 아예 기타 등등(Others)으로 분류되는 수모를 겪었다.

소니에릭슨은 지난해까지 ’워크맨폰’, ’사이버샷폰’ 등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나름대로 알아주는 제품을 출시했지만 이후 풀 터치폰 등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채 맥을 못추고 있다.

이는 일본회사인 소니와 스웨덴 회사인 에릭슨의 문화차이가 뚜렷한데다 합작회사의 성격상 의사결정 과정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심지어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소니와 에릭슨의 결별설도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빅5’ 업체의 한 관계자는 “소니에릭슨은 한때 ’빅5’ 중 3위까지 올라갔지만 최근 시장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추락하고 있다”면서 “특히 전통적인 텃밭이었던 유럽에서마저 점유율이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반전이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