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서 개발팀을 총괄하는 A부사장. 본인의 강력한 추천으로 회사가 3년 전 RFID/USN 솔루션 개발 사업을 확장했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A부사장은 전전긍긍이다. 불경기에 번번이 업계 선두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고심 끝에 회사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를 찾은 그는 크게 두 가지로 진단했다. 기술개발을 위한 장비투자 부족과 기술력 열세다. 이를 만회하려면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지만 회사 형편상 언감생심이다. 고민하던 A부사장은 우연히 RFID/USN센터(RUC)가 주관하는 ‘RFID/USN 지역순회 세미나 및 기술상담회’를 알게 됐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기술상담을 신청했다. 상담을 마친 A부사장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부족한 인프라 및 기술문제를 RFID/USN센터를 활용하면 해결할 수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녹색성장의 근간은 산업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융합IT다. 여기에는 지금까지의 정보통신 중심 IT를 넘어 RFID/USN과 같은 요소기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RFID/USN은 언제 어디서나 편리한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비쿼터스의 핵심기술이기도 하다. 성장잠재력도 매우 크다. 글로벌 리서치회사들은 RFID/USN의 전 세계 시장 규모가 오는 2018년 1275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중요성과 잠재력에 따라 정부차원에서 RFID/USN 산업 활성화 필요성이 대두됐고, 이에 따라 탄생한 곳이 바로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에 있는 RUC다. 국내 최고 수준의 RFID/USN 및 MEMS 인프라를 갖춘 센터는 국내 산업 활성화와 녹색성장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06년 출범했다. 2년 뒤인 2008년 6월에 송도에 신사옥을 준공,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난 6월 1일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구간(캠퍼스타운역~국제업무지구역) 개통에 따라 센터 접근성(지식정보산업단지역 2번출구)이 훨씬 용이해졌다.
국내 RFID/USN 및 MEMS 산업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한 센터는 △MEMS 파운드리 서비스 △RFID/USN 종합기술지원서비스 △관련 산업 활성화의 세 가지 기능을 주로 수행하고 있다.
◇국내 최초 8인치 웨이퍼 기반 MEMS 센서 생산=MEMS란 ‘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의 약어로 기계와 전기적 특성을 갖는 초소형 구조체를 의미한다. 이 MEMS 기술을 활용한 초소형 센서가 바로 MEMS 센서다. 대표적 응용사례가 자동차, 잉크젯 프린터 헤드, 청소로봇, 햅틱기능 지원 휴대폰 등이다. 센터 내에 있는 MEMS 팹은 국내 유일의 8인치 웨이퍼 기반 MEMS 전문 양산시설로, MEMS 연구개발 및 파운드리(Foundry, 위탁생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웨이퍼 크기는 생산성과 직결돼 그 크기가 커질수록 가격경쟁력이 우수한데,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 4인치와 6인치 MEMS 팹에서 MEMS 센서를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감안하면 센터가 보유한 8인치 MEMS 팹의 경쟁 우위는 가히 세계적이라 할 수 있으며 상당한 수입대체효과도 예상된다.
센터는 국내를 넘어 세계적 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IPD(Integrated Passive Device, RF용 수동소자), 잉크젯헤더, 압력센서, 가속도센서, 프로브 카드 같은 고부가 제품을 양산하기 위해 공정 기술을 개발 중이며 연내 양산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또 7월께 ISO 9001 품질인증을 획득하는 등 최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제품 설계에서 인증까지 원스톱 서비스 제공=센터의 RFID/USN종합지원실은 RFID/USN 연구개발 및 시제품 생산까지 인프라를 완비하고 있어 RFID/USN 분야 기업, 특히 중소·벤처기업들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설이다. 설계에서 인증까지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는데다 각 분야 전문 엔지니어의 기술지원까지 보태져 업계의 애로 기술을 해소하는 해결사 노릇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여기에 만족할 만한 성능시험과 신뢰성 시험 서비스도 제공, 제품 성능 향상에 최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벤치마크테스트(BMT)와 같은 특화 서비스도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서울시 ‘승용차 요일제 태그’와 국가기록원의 ‘RFID 기반 기록물 관리체계 시범운용사업’, 검찰청이 주관한 ‘RFID 기반 검찰청 기록관리 시스템 확장사업’ 등이 RFID/USN종합지원실의 BMT 서비스로 프로젝트 완성도가 높아졌다. 이런 성과 때문에 최근 들어 중앙 정부와 지자체의 각종 시범 및 확산사업은 물론이고 일반기업의 RFID/USN 적용 시험과 인증 신청이 늘고 있다. 센터는 종합지원실에서 이뤄지는 각종 서비스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내달을 목표로 한국시험교정기관인정기구(KOLAS:Korea Laboratory Accreditation Scheme)가 인정하는 기관이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RFID/USN 및 MEMS 산업 붐 조성 도우미=센터는 국내 MEMS 및 RFID/USN 산업 붐 조성을 위해서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MEMS 및 RFID/USN 시장과 기술 동향 같은 기업이 꼭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MEMS Market Brief’와 ‘RUC 뉴스레터’를 매월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산학연 간 교류촉진을 위해 다양한 세미나와 워크숍도 열고 있다. ‘RFID/USN 지역순회 세미나 및 기술상담회’가 대표적이다. 이 상담회는 전국 10여개 지역을 순회하며 최신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애로기술과 특허·금융 같은 분야의 전문상담도 제공한다. 또 현재 센터를 중심으로 5개 기관이 ‘RFID/USN 인프라협의회’를 조직해 운영 중인데, 국제수준의 신뢰성과 공신력을 갖춘 RFID/USN 인증 체계를 마련해 산업군별 차별화된 RFID/USN 시험규격을 개발하고 표준화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이 외에도 고객과 활발한 교류를 위해 늘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있으며 정책 자문을 받기 위해 ‘MEMS 팹 이용기관 간담회’와 ‘RFID/USN 이용기관 협의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인천=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