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견·중소 기업도 고유 브랜드가 필요합니다.”
이순미 브랜드에이드 사장(47)이 기업 브랜드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종합 브랜드업체 인피니트에서 독립한 지 6개월 만에 ‘홀로서기’에 성공한 것. 캐논코리아·벤처기업협회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기업 브랜드 제작 전문 업체라는 이미지를 대내외에 심어 주었다.
“앞으로는 누가 뭐래도 브랜드 시대입니다. 히트상품은 소비자 수요에 따라 자주 변할 수 있지만 브랜드는 영원합니다. 어떤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느냐에 따라 시장에서 위상도 달라집니다.”
기업 브랜드 시장에서 이 사장이 생각하는 블루오션은 ‘허리 기업’이다.
“국내에서 중견기업 위상은 좀 애매합니다. 제품·브랜드·기업 이미지도 모두 어정쩡한 상황입니다. 그나마 희망적이라면 제품입니다. 그러나 좋은 제품은 좋은 브랜드가 뒷받침돼야 기업 전체 이미지가 한 단계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 사장은 “중견기업은 자체 홍보실을 두기도, 그렇다고 무작정 조그만 디자인 회사에 맡기기도 성에 차지 않는 현실”이라며 “회사 설립 전부터 중견기업을 염두했다”고 말했다. “수많은 기업을 컨설팅하면서 느끼는 아쉬움은 파트너보다는 비즈니스 관계라는 점이었습니다. 직접 회사를 운영하면 고객과 작지만 확실한 파트너가 가능할 듯해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이 사장은 광고업계에서 디자인 전문가로 통하는 인물이다. 미국 유학 후 인피니트에서 10년간 재직하면서 많은 작품을 만들었다. 삼성 MP3플레이어 ‘옙’ 브랜드도 이 사장 작품이다. 글로벌 기업을 표방하고 새로 브랜드를 만든 신도리코도 마찬가지다. 포스코에서 롯데백화점·지크 엔진오일·SBS·우리은행까지 유통·금융 분야를 꼽는다면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작품이 이 사장을 거쳐 갔다.
“주요 사업은 기업CI에서 브랜드 이미지(BI) 제작과 운영, 디자인 모두를 서비스합니다. 인피니트에서 쌓은 브랜드 관리 노하우를 브랜드에이드에 새로 접목할 계획입니다.”
다소 길어보이지만 회사 이름 ‘브랜드에이드’에도 이 사장 의지가 그대로 묻어 있다.
“레몬(Lemon)과 에이드(Ade)가 결합해 상큼한 레모네이드(Lemonade)가 되고 파워(Power)에 에이드(Ade)가 더해져 활력소(Powerade)가 되듯 브랜드에이드(Brand+Ade)도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하겠다는 일종의 자기 암시입니다.” 이 사장은 “IT·전자기업은 산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브랜드는 다소 취약했다”며 “IT중견 기업 브랜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