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종합금융사 월드베스트가 IT부문에 1억달러 규모 벤처펀드를 결성하기로 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경상수지와 재정적자 등 이른바 쌍둥이 적자에 빠져 있다. 경제위기 진앙인 미 금융권은 구조조정 중이다. 미국계 투자은행이 1차 타격을 입었고, 이와 맞물려 상업은행도 존폐 위기에 몰려 있다. EU와 아시아, 중동 등의 국가는 미국의 금융위기를 틈타 새로운 경제 질서 재편을 노리고 있다. 미국은 1944년 브레턴 우즈 체제 발동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미 종합금융사 월드베스트의 한국 IT벤처 투자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 미국의 종합 금융사가 자국 IT기업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대한민국 기업에 눈을 돌렸다는 점이다. 한국에 투자하게 되면 저평가된 원화 환율, 기업 주식 등으로 인해 단기간 수익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다. 중요한 것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경제 불황 속에서 한국 IT기업의 옥석 가리기가 이뤄졌으며, 타 국가보다 빠르게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IT기업들은 주력인 미국시장에서의 수출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올해 실적 개선에 성공, 타 시장에서도 생존 가능성을 검증했다.
둘째, 대북 핵실험 등도 한국 리스크로 크게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IMF 등 국내외 기관들도 한국경제의 위기 탈출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속속 내놓고 있다. 북핵이나 노사 문제 등이 한국경제에 악재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이번 사례로 입증했다.
경제 위기는 경쟁력 있는 기업의 옥석 가리기를 한다. 국가 간 옥석 가리기도 병행된다. 미국발 ‘월드베스트 빈티지 코리아 투자펀드’ 1억달러 투자 유치 결정은 세계가 대한민국 전자정보통신 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