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대표 민계식)이 조선업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밸러스트 수(水)처리 시스템’ 시장에 진출한다.
현대중공업은 23일 자체 개발한 밸러스트 수처리 시스템을 장착한 7000TEU급 컨테이너선을 독일선박회사에 처음 인도했다고 밝혔다. 밸러스트수는 선박의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밸러스트 탱크에 채워지는 해양수를 의미한다. 보통 선박에 화물이 없을 때 채워졌다가 화물 적재시 바다로 버리는데 30만톤 유조선 기준으로 약 6∼10만톤(국제규격 수영장 30개)의 해수가 채워진다. 밸러스트를 통해 매년 50억톤의 해수가 각 대양을 이동하면서 다양한 해양 생물, 전염병 등이 다른 나라의 해양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12년 인도되는 선박에 밸러스트 수처리 시스템을 의무화하고 2017년에는 기존의 모든 선박까지 확산할 예정이어서 시장규모가 최대 2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밸러스트 수처리 장비는 50마이크로미터 이상의 미생물을 필터로 제거하고, 자외선 살균장치를 거쳐서 처리 효율을 높였다. 또 화약약품, 전기분해 방식과는 달리 처리과정에서 어떤 화학약품도 사용하지 않아 2차 환경오염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밸러스트 수처리 장치를 2010년 초까지 IMO의 최종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현재 독일, 노르웨이 등 세계 4∼5군데 선박업체만이 밸러스트 수처리 시스템의 최종 승인을 획득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밸러스트 수처리 시스템의 국산화를 계기로 최근 조선업계 친환경 장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