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통화파생상품 키코(KIKO)의 파고에 휩쓸렸던 중소기업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면서 영업이익을 늘려 경영을 본 궤도에 올려놓고 있다.
23일 전문가들은 키코 가입 기업에 주목하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키코 가입 기업들은 영업 외적인 요소 탓에 일부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정도로 큰 위기를 겪었다. 그만큼 주가가 대폭 하락했기 때문에 파생상품 손실이 사라지면 실적 개선 추세가 돋보일 수 있다.
이른바 키코 해당 기업들은 원달러 환율이 좁은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꾸준히 1200원대로 거래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환율이 안정되면서 오히려 영업외이익이 늘어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1분기 원달러 평균환율은 1418원에 이르렀으나, 2분기에는 1275원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반도체용 골드 본딩와이어 전문 생산업체 엠케이전자는 지난해 10월 28일 1900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지난 15일 5000원대까지 올랐다. 1분기 매출액 933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났다. 최성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액의 약 90%가 금값에 연동되고 있으며 매출구조를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이 긍정적으로 평가돼 키코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LCD장비 사업을 하는 디엠에스는 3분기부터 부품사업인 영상증폭관과 외부전극형광램프(EEFL)에서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다. 메리츠증권은 디엠에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1000원에서 1만25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우주일렉트로닉스도 마찬가지다. 1분기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35% 증가한 287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원화 약세를 활용해 소니 등 일본 수출선을 새로 개척, 키코로 인한 손실을 극복하고 있다. 백종석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주일렉트로닉스는 키코와 관련해 지난해 연간 135억원의 손실을 반영한 후 올해 연간 126억원을 추가 계상해 키코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