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프트웨어(SW) 기업이 학생들에게 정품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저렴한 가격에 학생용 라이선스를 내놓는다.
학생용 라이선스는 교육기관이 구매해 학교에 설치하는 교육용 라이선스와 달리 학생이 개별적으로 구매해 사용하는 라이선스다.
저렴한 학생용 라이선스는 학생들의 SW 불법복제 근절에 기여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저작권 인식을 향상시키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어도비시스템즈와 매스웍스코리아 등은 기존 라이선스 가격의 10%에도 못 미치는 저렴한 가격으로 학생용 라이선스를 준비 중이다. 오토데스크코리아와 SAS코리아는 제한적이나마 학생용 라이선스를 선보였다.
한국어도비시스템즈(대표 지준영)는 이르면 오는 8월, 늦어도 연말에는 학생용 라이선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국어도비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작업을 최근 마쳤다.
어도비 제품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디자인학과 학생들은 포토숍 같은 단품보다 일러스트레이터 등을 모아놓은 ‘스위트’ 제품을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이 제품에 학생용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가격은 본사와 논의 중으로, 100달러 안팎이 되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 그러나 불법복제 근절을 위해서 진행하는 정책인만큼 최소 유통 가격만 보장한 몇 만원 수준으로 책정될 가능성도 있다.
매스웍스코리아(대표 함창만)는 내년 상반기에 학생용 라이선스를 내놓는다. 설계와 수학계산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이 회사 제품은 저렴한 것도 몇 백만원이지만, 한국 학생용 라이선스는 10만원 미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용 라이선스로 학교와는 라이선스 계약을 하고 있지만, 학생이 개별적으로 사용할 때는 대부분 불법복제해 사용한다는 사실 때문에 별도 라이선스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오토데스크코리아(대표 남기환)와 SAS코리아(대표 조성식)는 제한적으로나마 한국 학생들이 정품 SW를 이용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오토데스크코리아는 커뮤니티에 가입한 학생에게 무료 이용 권리를 부여한다. SAS코리아는 마이닝챔피언십 기간에 한시적으로 학생들이 무료로 SAS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함창만 매스웍스코리아 사장은 “한국에서 불법복제 피해액만 수백억원에 이른다”며 “장기적으로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학생들이 정품 사용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 같은 학생용 라이선스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