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무인비행기(UAV)의 상용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UAV는 지난 2002년 실전배치된 무인정찰기 ‘비조’를 끝으로 실용화 사례가 거의 전무했다. UAV시장은 그동안 외산 장비가 독식해왔는데 최근 개발된 국산 UAV는 충분한 필드테스트를 거쳐 뛰어난 신뢰성에 가격경쟁력도 갖춰 판매량이 늘고 있다. 육군은 23일 현재 군단급에 전력화된 무인정찰기를 전방지역 대대급 부대까지 100여대를 추가로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에어로봇(대표 황희철)은 군사용 초소형 무인정찰기(모델명 크로우)의 필드테스트를 마치고 국내외 시장공략을 준비 중이다. 이 비행체는 날개 70cm로 현재까지 실용화된 무인정찰기로서 가장 작지만 반경 8km 이내에서 자동 이착륙, GPS자동비행과 특정 목표물을 촬영해 실시간 영상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회사측은 지난 1년간 군부대와 함께 소형 UAV를 실험한 결과 대대급 이하에서 전술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성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유콘시스템(대표 송재근)은 상반기에 국산 농업용 무인헬기(모델명 리모-H) 10대를 전남 고흥과 장흥농협, 아산농기계센터 등 전국 7개 농협에 판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무인헬기는 최대 30㎏의 농약을 탑재하고 한시간에 2만평의 방제작업을 거뜬히 해낸다. 농업용 무인헬기는 그동안 일제가 독식해왔는데 회사측은 올해 국산 무인헬기의 시장점유율이 처음 20%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유콘시스템은 2012년까지 500대에 달할 농업용 무인헬기 수요를 공략하는 한편 한전 계열사와 손잡고 고압선 관리용 무인 헬기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나경환)의 지능운동연구팀은 다음달 실내외에서 자율 비행하면서 화재 및 재난 등의 위험요소를 감시하는 무인헬기(모델명 호버링링)의 엔진버전을 선보인다. 이 장비는 전기모터 대신 강력한 가솔린 엔진으로 직경 50cm의 동축 반전로터를 돌려서 고도 100m까지 강풍에도 감시활동을 할 수 있다. 박상덕 박사는 “동축반전 무인헬기를 대형 교량의 안전성을 검사하는 등 국토관리에 활용할 계획이다”면서 “국산 UAV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어 외산제품과 경쟁이 가능하다” 고 밝혔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