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한·중 해상-항공(sea & air) 연계 운송’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해상-항공 연계 운송은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 및 부품을 인천항까지 해상 운송하고, 인천공항을 통해 세계 곳곳으로 항공 운송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해상과 항공 운송을 복합적으로 이용해 비용절감은 물론, 신속성까지 확보할 수 있어 수출 화주 기업들이 이 방식을 선호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물류·특송 업체들이 해상-항공 연계 운송 강화를 위해 인천공항 인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종합 물류기업인 범한판토스는 최근 항만-항공 연계운송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옌타이∼인천, 칭다오∼인천, 홍콩∼인천 루트를 추가했다. 기존에 인천공항 내 보유하고 있는 항만-항공 물류센터(총면적 1만6000㎡) 외 추가로 1만6000㎡의 부지도 확보, 제2 물류센터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특송업체인 DHL도 얼마 전 인천공항 내 물류센터를 건립했다. 한진·대한통운 등 물류기업들도 최근 한·중 복합물류 루트 확대 및 투자에 부쩍 관심을 쏟고 있다.
물류기업들의 이 같은 행보는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것이다. 현재 대부분 수출기업들은 원자재와 부품을 두 나라 이상에서 조달하고, 지리적으로 떨어진 복수의 공장에서 제조·조립해 판매하는 형태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물류시스템도 과거 개별 국가 물류시스템에서 지역별 국제물류로 전환되고 있는 것.
국내 수출기업들의 판매 시장이 다변화되면서, 물류기업들 또한 배송시간 단축과 세밀한 운용이 시급한 상황이다. 물류기업들은 화주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IT를 통한 적시 운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항공 운송 이용빈도를 늘리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중국 옌타이·칭다오발 항만-항공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물류기업들은 한·중 해상-항공 물동량이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산 기반이 한국과 중국에 걸쳐 이루어지게 되면, 부품 및 원자재의 이동이 늘어 관련 물동량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원화 약세,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중국 공장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어 생산 시설 일부를 국내로 유턴하는 업체들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LG전자가 톈진 에어컨공장 물량을 창원으로 이전했다.
범한판토스 관계자는 “옌타이·칭다오-인천 복합물류 방식을 통해 중국 내륙-항공 방식보다 10∼20%의 비용을 절감했다”면서 “국내 IT기업들이 해상-항공 운송을 점점 더 많이 요구하고 있어 회사가 확보한 물류거점을 적극 이용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한중 복합물류 흐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