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을 깨뜨린 게 적중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사진>이 세계 1위를 유지하는 삼성TV 사업 성공비결을 ‘고정관념 타파’에서 찾았다. TV업계 상식으로 불리는 제품 라인업과 가격·마케팅·영업방식 등을 과감히 버리고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관점에서 새롭게 접근해 TV 시장 주도권을 잡았다는 것. 특히 올 초 출시한 ‘LED TV’는 ‘삼성 TV 성공신화의 결정판’이라고 강조했다.
윤 사장은 24일 정례 사장단협의회에서 ‘TV 사업 현황과 전략’ 발표를 통해 삼성 TV사업 성공비결로 기존 TV 업계 관행을 무너뜨린 게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LED TV 출시 100일을 맞는 이날 누적 5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출시 6주 만에 20만대, 8주 만에 25만대, 10주 만에 35만대 판매를 기록했으며 100일 만에 50만대 판매를 넘어서면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상대적으로 고가인 프리미엄TV만 놓고 보면 하루 5000대, 시간당 208대, 분당 3.5대가 판매된 셈이다.
윤부근 사장은 먼저 ‘가격 상식’을 깼다고 강조했다. 경기 불황에는 저가 제품으로 승부한다는 고정관념을 뒤집었다는 것. 윤 사장은 “TV 시장 조사 결과, 두께 3㎝ 미만의 울트라 슬림 제품과 관련해 232달러, 고화질은 142달러, 친환경은 143달러를 더 낼 용의가 있다는 조사 결과를 얻었다”며 “두께·화질·친환경 세 가지를 모두 만족하면 676달러를 더 추가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고 경기 불황이지만 프리미엄 제품으로 LED TV에 승부수를 던졌다”라고 말했다. 삼성은 이 결과 3000달러 이상 점유율에서 지난해 5월 4%에서 1년 만에 83%로 수직상승했다. 반면 경쟁사의 점유율은 89%에서 13%로 추락했다.
마케팅에서도 상식을 무너뜨렸다. TV 업계에서 처음으로 입소문으로 불리는 ‘바이럴(Viral) 마케팅’을 추진했다. 윤 사장은 “‘TV의 새로운 종’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광고·온라인·매장·PR 등 전방위로 단일 메시지를 전파하면서 소비자 호기심과 관심을 최대한 끌어올려 ‘LED TV = 삼성’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TV 업계에서 첫 시도한 양떼 군무를 주제로 한 해외 동영상은 조회 수가 500만건을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마지막으로 관행처럼 내려오는 ‘유통 불문율’도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LED TV 출시 당시 TV 업계 최초로 전 세계에 같은 날 동시에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전 TV 업계에서 글로벌 동시 출시는 꿈 같은 이야기였다. 대부분의 업체는 선진 시장에 먼저 내놓고 시장 반응을 살피고 초기 품질을 점검한 뒤 수개 월 뒤에 신흥 시장에 뛰어 들었다.
윤 사장은 “삼성 특유의 공급망 관리 시스템과 12개국 14개 TV 공장을 운영하는 완벽한 ‘역내 생산 체제’와 제품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LCD TV가 본격 선보인 2004년 이후 금액 기준으로 126%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세계 시장 성장률 59%보다 두 배 가량 더 늘어난 수치다. 수량 기준으로도 세계 시장 성장률이 86%인데 삼성은 136% 성장했다. 삼성TV는 2006년부터 수량에서 1위, 2007년부터 금액에서 1위를 달리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LCD TV 점유율 1위인 나라도 2004년 2개에서 2008년 71개국으로 크게 증가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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