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이 24일 “통신은 행정 기능에 속하는 것으로 합의제 조직에서 다루는 것은 잘못됐다.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또 “IT 강국인 우리는 정통부가 없어졌지만 외국은 우리나라를 따라 ‘미니스트리 오브 IT(IT전담부처)’가 많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옛 정보통신부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발언으로 적잖은 파장을 예고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수요정책포럼에 참석해 현 방송통신위원회 조직에 이같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 회장의 지적은 합의제로 운영되는 방통위가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방송정책과 산업진흥을 골자로 하는 통신정책을 동시에 담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소신에서 비롯된 것이나, 피규제기관 수장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 회장은 “방통위는 의미 있는 기관”이라고 전제한 뒤 “중립적인 기관으로 만들어져야 하는데 야당이 추천하는 인사가 참여하는 합의제 기관으로 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방통위) 부위원장은 돌아가면서 해야 하는데 야당이 추천한 인사가 부위원장이 되면 행정부 회의에 들어가야 해 문제가 있다”며 “방통위의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외국 정부의 파트너가) 3∼4개로 나뉘어 있는데 부활이 어떨지”라고 말해 정통부 해체 이후 분산된 IT 정책 기능의 통합을 주장했다.
이 회장은 방통위의 의견 불일치와 직원들의 사기 저하로 인한 정책 기능 약화에도 우려를 표명했다.
이 회장은 “방통위에 차관이 없다. 부처로서 통일도 안 되니 의견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서 “방통위 상임위원이 임기제라 공무원이 승진에 희망이 없다”고 일갈했다.
국회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미디어법 논란을 놓고 이 회장은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정치적 해석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