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시스와 놀부NBG는 국내 2000여개에 달하는 프랜차이즈 업체 중 대표적인 선두기업이다. 두 회사 모두 소규모 가게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매출 1000억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모든 프랜차이즈 업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두 업체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만은 아니다. 제너시스와 놀부NBG는 영세한 프랜차이즈 사업모델로 출발하면서 어려움을 겪다가 IT투자를 통한 정보화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가맹점관리시스템 등 다양한 IT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경영혁신이 큰 힘이 된 것이다.
◇해외진출 계기로 본격적인 정보화 추진=지난 1995년 9월 경기도 전곡에 BBQ 1호점을 연 제너시스는 13년만에 전세계 3500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프랜차이즈업계 대표기업으로 성장했다. 브랜드도 BBQ치킨을 포함 12개에 이른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제너시스는 정보화를 고민할 여력이 많지 않았다. 제너시스가 정보화에 고민하게 된 것은 본격적인 해외진출이 이뤄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제너시스는 지난 2003년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꾸준히 해외진출을 확대해 오다 2008년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제너시스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가맹점 모집에 나섰으나, 뜻밖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가맹점 가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가맹점 운영을 위한 가맹점판매시스템 등 IT인프라가 갖춰져 있는지를 확인한 것이었다. 예비 가맹점주들은 가맹점 매출 및 원가 분석 등을 할 수 있는 IT지원을 요구했고, 제너시스는 이때부터 본격적인 정보화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제너시스의 정보화 고민은 많은 수의 가맹점을 보유한 프랜차이즈 업체 치고는 늦은 편이었다.
뒤늦게 IT인프라의 중요성을 깨달은 제너시스는 2007년 이후부터 대규모 IT투자를 시작했다. 가맹점판매시스템(POS)을 비롯해 가맹점과 본사간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가맹점관계관리(PRM)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외에도 그룹통합관리시스템,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 의사결정시스템(EIS), 웹통합시스템 등도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제너시스는 급격하게 확장되고 있는 가맹점을 대상으로 본사의 새로운 정책들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 상권분석시스템을 가동했다. 이중 상권분석시스템은 현재 가맹점 권역 내에서 취약지역과 강점을 지닌 지역, 지역적 특성 등을 분석해 적절한 마케팅을 지원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를 추진 중이다. 가맹점 내 품질, 청결, 서비스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도 연내 가동한다. 이 시스템이 가동되면 각종 재료에 대한 발주량과 판매량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재료 사용 비중이나 원재료 원산지 등에 대해 가맹점이 임의로 조정할 수 없게 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제너시스는 2003년 중국 상해 BBQ유한공사를 설립한 이래 스페인, 베트남, 미국 등에 진출했다. 일본, 호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는 마스터프랜차이즈계약 형태로 진출한 상태다. 주정업 제너시스 정보전략팀 과장은 “미국 등 직접 진출한 국가에는 국내 시스템과 동일한 시스템을 영문으로만 전환해 해당 국가에 구축했다”고 말했다. 해외 시스템은 지난 2007년부터 갖추기 시작했다.
지난 2007년 이후 집중적으로 IT투자를 단행한 제너시스는 올해 말에는 공급망관리(SCM)시스템 구축도 시작한다. 현재는 물류센터에서 매일 각종 식자재를 발주할 때 이를 수작업으로 작성해 팩스로 전송해 왔다. 이로 인해 잘못된 표기가 있을 경우, 다시 전송을 해야 하는 등 시간적인 부분에서 손실이 많이 발생됐다. 그러나 SCM이 구축되면 협력업체에 발주할 수량이 자동으로 확정, 전송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물론 그만큼 정확도도 높아지고 시간도 많이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 과장은 “치킨 업체도 SCM이 매우 중요한 시스템”이라며 “늦어도 내년 하반기 경에는 SCM이 가동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제너시스는 IT부서 명칭을 정보기술팀에서 정보전략팀으로 변경했다. 이젠 IT전략 수립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총 7명의 IT인력을 보유한 제너시스는 연간 IT예산으로 30억원을 집행하고 있다.
◇점포수 300개 넘으면서 IT인프라 마련=지난 1987년 5월 신림동 뒷골목에서 5평 규모의 보쌈집에서 출발한 놀부NBG. 현재 놀부NBG는 총 7개의 브랜드와 640여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 외식업체로 성장했다.
놀부NGB 역시 초기에는 가맹점 추가 모집 등 사세확장에 주력하느라 정보화를 고민할 여력이 없었다. 18년 이상을 사세 확장에 집중해 오던 놀부NBG는 2005년 들어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당시 급속도로 늘어나던 매장은 총 300개에 이르게 됐는데, 이때부터 서서히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선 가맹점 수가 많아지면서 본사와 가맹점간의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게 됐다. 신메뉴를 본사 차원에서 신속하게 출시한다 하더러도, 이를 가맹점에서 서비스하기까지는 지역에 따라 상당 시일이 소요되기도 했다. 또 본사에서 새로 만든 정책이나 공지사항 전달 등에도 한계가 있었다. 더욱이 관련법 개정으로 본사가 가맹점에 공지를 하지 않은 경우는 문제가 발생되더라도 가맹점에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됨에 따라 공지사항 전달도 중요한 이슈로 제기됐다.
이러한 절박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보화를 주목하게 된 것이다. 결국 이러한 한계를 겪으면서 놀부NBG는 본격적인 정보화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찌 보면 비즈니스 성장에 비해 정보화에 대한 고민은 늦은 편이기도 하다.
놀부NGB는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을 통해 가장 먼저 가맹점판매관리시스템(POS)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판매관리 방식을 고수하려는 가맹점주를 설득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내부 시스템이 아닌 가맹점주가 이용해야 할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들을 설득시키고 교육시키는 게 프로젝트 성공의 관건이었다.
김명옥 놀부NBG 전산팀장은 “신생 프랜차이즈업체가 표준화된 IT인프라를 구축, 보급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면서 “그러나 오랫동안 독자적인 판매관리 방식을 고수해온 가맹점들에 표준화된 IT인프라로 전환할 것을 설득하고 교육하는 것은 매우 힘든 과정”이라고 말했다. 놀부NBG는 적절한 설득과 교육을 통해 전 가맹점을 대상으로 POS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
이를 통해 표준화 체계도 마련했다. 즉, 기존에는 가맹점에서 판매되는 메뉴와 조리 방법들이 제각각이었는데, POS를 통해 표준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또 과거 식자재 주문시 커뮤니케이션 오류로 인해 발생되는 비용 손실을, 자동화시스템으로 처리함에 따라 오류 발생률이 현격히 떨어졌다. 업무 신속성도 확보됐다. 과거에는 가맹점에 공문을 보내는 데 3일 정도가 소요됐다. 식자재 배송 차량이 없을 경우, 더 오래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도 POS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지사항을 전송할 수 있게 됐다.
2007년 놀부NBG는 본사에 있던 물류센터를 경기도 곤지암에서 분리해, 별도 구축했다. 이로 인해 물류센터의 기간 시스템인 창고관리시스템(WMS)과 공급망관리(SCM)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외에도 놀부NBG는 내부 그룹웨어와 보안시스템도 갖췄다. 또 최근에는 가맹점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외부 그룹웨어를 구축 중이다. 이 시스템은 오는 7월 가동될 예정이다. 현재 총 6명의 인력으로 전산팀을 운영하고 있는 놀부NBG는 최근 3년 5개월동안 IT투자에 50억원을 투입했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상당히 규모가 큰 IT투자다. 향후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혜권기자 유효정기자 hk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