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청와대 비상경제대책회의가 끝난 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부처합동기자간담회에서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될 때까지는 당분간 확장적 정책기조를 견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재정투입 확대로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지만 유동성 회수 등의 조치가 이뤄질 경우 회복기미를 보이는 경제에 찬물을 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장관은 “거시정책 기조의 정상화는 경기회복 가시화 정도에 맞추어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우리경제는 금융시장의 안정과 확장적 거시정책에 힘입어 일부 실물지표가 개선추이를 보이고 있다. 다른 선진국과 달리 1분기가 전기비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되는 등 경기위축이 완화되고, 회복기대감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0.1%의 GDP 성장률을 보인 데 이어 2분기에는 1.7%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건설투자, 광공업생산, 서비스업도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로 전환되고 재고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것도 회복 흐름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수출입이 모두 감소세를 보였지만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고 소비자물가도 2월 4.1%에서 5월 2.7%로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경기회복 속도와 지속성에 대해서는 낙관하기에는 이르고, 불확실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민간부문의 자생적인 경기회복력이 아직도 미흡한 상황이며, 고용은 큰 폭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따라서 금융 시장의 경우 실물 부문으로 유동성이 흘러갈 수 있도록 인수합병(M&A) 펀드 조성, 우량 공기업의 조기 상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40조원 한도의 구조조정기금 등을 토대로 금융권의 부실채권 인수도 본격 추진한다. 이를 위해 금융권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채권 4조7000억원 중 일부를 이달 말부터 인수하고, 해운사가 보유한 선박도 7월부터 매입할 계획이다.
수출입금융의 외화유동성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공급하되 정부와 한국은행이 지원한 일반 외화 유동성을 오는 8월말까지 회수해 은행의 자체 조달을 유도하기로 했다. 정부와 한은의 일반 외화 유동성 공급 잔액은 5월말 기준으로 각각 9억달러와 6억달러에 불과하다.
또 서비스산업발전, 신성장동력 산업육성, 녹색성장 등 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금융이 해야 할일을 적극 발굴하고 선진적 금융기법을 활용하여 이를 지원하는데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세계 경기의 회복 속도가 느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수출을 통한 빠른 경기회복을 기대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며 “이 때문에 앞으로 하반기 금융정책은 소비 투자 등 내수개선 지원에 중점을 두는 한편 수출 활성화 기조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업 구조조정에도 속도를 내 채권단 중심의 상시 기업구조조정과 노동시장 유연화를 추진하고 연구개발(R&D) 투자 활성화와 기업환경 개선, 녹색산업 및 교육, 의료 서비스산업의 육성을 통해 위기 이후 재도약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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