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패러다임의 전환

[기자수첩] 패러다임의 전환

 전자신문 주최로 26일까지 열리는 ‘2009 신재생에너지/전지산업전’의 키워드는 ‘패러다임 전환’이다. 신재생에너지와 전지산업 전반에 걸쳐 바뀌는 패러다임을 그대로 보여준다. 가장 큰 변화는 전지산업에서 나타났다. 그저 건전지나 백업용으로 인식됐던 전지가 유비쿼터스 세상의 핵심 산업으로 성장했다.

 전지의 발달은 전기자동차의 탄생을 야기했다. 전기차는 쉽게 말해 장난감처럼 배터리가 모터를 돌려 움직이는 방식이다. 배터리 크기는 작지만 출력이 높고 오래가다 보니 실제로 자동차도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엔진이 필요 없어진다. 배터리를 구성하는 재료에도 변화의 바람은 불고 있다. 세방전지라는 회사는 니켈-수소배터리를 전면에 배치했다. 환경오염의 주범인 납이나 카드뮴에서 수소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공기를 이용한 배터리도 등장했다. EMW에너지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이 기술은 공기 중의 산소와 전지 내부의 아연이 반응해 전류를 만드는 방식으로 미군용 차세대 휴대전원으로도 쓰인다. 물도 에너지다. 아이씨에너텍은 물을 전기분해해 발생한 수소와 산소를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런 변화는 신재생에너지에서도 마찬가지다. 바람개비 형태의 수평축 풍력발전기가 소형에선 효율 향상을 위해 수직축으로 변했다. 태양광모듈도 전력생산을 넘어 외부 인테리어까지 영역을 넓혔다.

 토머스 쿤에 따르면 한 패러다임이 나타나면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한다. 기존 것은 차츰 부정되고, 경쟁관계에 있던 패러다임이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패러다임의 전환 시기엔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읽고 이를 주도하거나, 따라가야 한다. 부정되느냐, 살아남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유창선기자 그린오션팀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