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정보기술(IT)을 활용해 대·중소기업간 협업(collaboration) 촉진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협업IT’는 지금까지 기술 연구개발이나 구매단가 등에 집중된 상생협력을 유통이나 경영전반으로 확산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화 지식경제부 정보통신활용과장은 25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지식정보산업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 “그동안 개별 기업별로 정보화는 잘 추진됐지만 대·중소기업간 협력에 기반한 IT 활용은 미흡했다”며 “앞으로 2∼3개월간 학계·업계 등과 연구해 협업IT 활성화 종합계획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경부는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 초 민·관합동 ‘협업IT 정책연구회(가칭)’를 가동할 계획이다.
연구회는 현재 대기업과 중소 협력사에 따로 구축된 정보시스템을 연계할 경우 구체적으로 어떤 시너지 효과가 있는지 집중적으로 연구, 종합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현재 협업IT는 통합생산관리시스템(MES), 공급망관리(SCM), 제품수명주기관리(PLM)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일부 대기업들은 협력사를 상대로 이 같은 시도를 하고 있으나 아직 초보단계라는 평가다.
김 과장은 “공급망관리만 제대로 연계돼도 주문을 내면 바로 협력사가 생산하고, 2차 협력사도 정보를 즉시 받아 재고량 관리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대기업의 협력IT 프로그램은 대기업 솔루션을 일방적으로 맞추라는 식이어서 따라가는 업체가 극히 드물어 이러한 것이 완벽하게 구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경부는 정책이 구체화되고 효과가 개량화되면 이를 기반으로 중소기업 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지원사업도 대대적으로 펼칠 방침이다.
한편 임채민 지식경제부 차관은 지난 주 WIS 2009에 이어 이날 행사에서도 공급자 위주가 아닌 소비자 중심의 새로운 IT 발전 방안을 내달 발표하겠다고 밝혀 지경부의 ‘뉴 IT육성방안’이 구체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원희룡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IT가 요소기술로서도 중요하지만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여전히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고급인력이 IT를 외면하고 4대강 사업 등에서 소외된 것이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흩어진 IT 정책을 모아 이를 집중시키는 발전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지식정보 산업계와 학계 대표로 참석한 CEO와 교수진들도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김신배 SK C&C부회장, 김인 삼성SDS 사장, 고현진 LG CNS 부사장 등 업계 대표는 “지식정보산업에 대한 스마트IT, 인텔리전트 IT 등 별도의 개념 정의가 필요하다”며 “지식정보산업으로서 IT서비스산업은 SW나 HW산업과 다르다는 인식을 바탕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올해 초 설립된 지식정보산업연합학회는 산업정보학회, 인터넷전자상거래학회, 정보기술응용학회, 정보시스템학회, 정보전략학회, 전자거래학회, 전자상거래학회, 통상정보학회 등 8개 학회의 연합체로 오는 11월 4일 서울 과총회관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공동으로 치르기로 했다.
장지영·이경민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