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LED TV 사업과 관련해 대반격에 나섰다. 강신익 LG전자 홈 엔터테인먼트(HE) 사장은 LED TV 사업과 관련해 “보급형에서 프리미엄까지 수요층에 맞게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저가와 고가 시장 모두 선점하는 바이폴라 전략(Bipolar policy)을 취하겠다”고 말했다. ‘바이폴라 전략’은 상반되거나 상호 조화가 어려운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 사업의 최종 성과를 극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강 사장은 “패널 수급 문제로 LG전자가 LED TV 시장 초기 대응이 다소 늦었다”며 “하반기 안에 전체 라인업을 갖추고 시장 주도권 경쟁에 적극 나서 내년을 LG전자 LED TV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라고 호언했다. LG전자는 이날 공개한 55인치 풀(Full) LED TV에 앞서 50인치대 LED TV ‘LH 90’을 내놨지만 판매량에서 경쟁업체인 삼성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
“초기 공급받은 패널이 양과 품질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제품 자체가 턱없이 부족해 시장에서 드라이브를 걸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문제를 해결했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시장 주도권 경쟁에 나설 계획입니다.”
강 사장은 고객군을 “프리미엄 추구형, 화질 추구형, 디자인 추구형 등 세 가지 유형으로 세분화해 각 고객군에 맞는 맞춤형 제품 전략으로 LED TV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저가에서 고가 제품 모두를 갖춰 전체 LED TV 시장에서 LG 브랜드를 확실히 심어 주겠다는 것.
LG전자는 먼저 프리미엄 제품은 초슬림 ‘직하’ 방식에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다. 이날 ‘풀 LED TV’로 이름 붙인 55인치 두 개 모델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국내에서 가장 비싼 700만원대로 책정했다. 내년 초에는 72인치급 제품도 내놓기로 했다. 화질을 추구하는 고객을 위해서는 이미 출시한 240㎐급 직하 방식 ‘LH90’를 주력으로 ‘수요 몰이’에 나선다. 가격에 민감한 고객을 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에지’ 방식 40인치 제품을 3분기 안에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한 마디로 프리미엄은 ‘직하’, 보급형 모델은 ‘에지’로 양분해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강 사장은 올해 LCD TV 전체 사업 전략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톱2’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재차 강조했다. 더 이상 소니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시장 수위까지 넘보고 있다는 욕심도 내비쳤다. “소니를 더 이상 경쟁 상대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장에서 2, 3위는 의미가 없습니다. 오직 1위만 있을 뿐입니다. 소니가 목표가 아니라 시장 수위에 오르는 게 목표입니다.”
강 사장은 “연초에 밝힌 올해 LCD TV 1800만대 달성은 여전히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무려 800만대 가량 수직 상승한 규모다.
◆용어설명=바이폴라 전략(Bipolar Policy)
상반되거나 상호 조화가 어려운 모순된 가치를 동시에 유연하게 추구함으로써 사업 성과를 극대화시키는 경영 전략. 일명 ‘양극화 전략’ 또는 ‘모순 전략’. 품질이 개선되면 자연스럽게 비용이 절감된다는 식의 발상의 전환이 기반이 된다. 1990년대 기업 간 경쟁이 국경을 초월해 무한경쟁으로 치달으면서 각광받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