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5일 2006년 이후 첫 TV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LED TV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삼성전자 독주 체제였던 LED TV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LG전자는 이날 자사 제품을 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최대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의 LED TV를 걸어놓고 화질을 비교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 제품을 분해해 LED 광원 배열 방식의 차이를 강조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올 4월 LH90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LED TV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시장을 좀 더 지켜보자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지 않아 판매대수에서는 삼성전자에 한참 뒤져 있는 상태다.
두께와 화질을 함께 만족시킬 제품이 아니었고, LED 소자도 외부에서 구입해 수급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지 않았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LG전자는 이번에 내놓은 제품 가격을 삼성전자(최고 690만 원대)보다 높게 책정하고 내년 판매목표를 500만대로 잡는 등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일전을 벌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두께·화질 경쟁 재연=LG전자는 이날 공개한 풀 LED TV(모델명 55LH95/55LH93)의 두께를 24.8mm로 밝혔다. 그러나 하단 부분은 37.5mm로 전체가 29.9mm로 균일한 삼성 파브 LED 시리즈보다는 두껍다.
권희원 LG전자 LCD TV 사업부장(부사장)은 “하단부가 두꺼운 건 음질 때문에 그렇다”며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질을 고려해 스피커 크기를 설계했다”고 말했다.
볼륨과 채널 조정 부분을 분리형으로 만든 것에 대해 경쟁업체는 두께를 얇게 하기 어려워서 채택한 방식일 수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그러나 LG전자 관계자는 “DVD 플레이어를 비롯한 다양한 연결기기를 함께 이용하는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고, 무선 기능을 최대한 활용한 제품이라 볼륨, 채널 조정 부분을 분리형으로 만들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LED 소자 개수를 둘러싼 논란도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삼성 파브 시리즈보다 7배 많은 3천360개의 LED 소자를 화면 전체에 가득 채워 더 밝고 선명한 화질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LED 수가 많다고 화질이 좋은 게 아니라 화면이 밝을 뿐”이라며 “패널업체가 얼마나 더 좋은 패널을 만들고, 칩을 포함한 크리스털 엔진의 성능이 얼마나 좋은가에 따라 화질이 결정된다”고 반박했다.
◇글로벌 빅3 양산체제…가격 추이에 관심=글로벌 TV 시장의 빅 3인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가 LED TV 시장에서 격돌하게 돼 가격하락이 얼마나 이뤄질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LG전자가 이날 공개한 55LH93 모델은 700만원이고, 올 7월 출시되는 55LH95 모델은 760만원으로 국내 TV 제품 중 가장 비싸다.
기존에 출시된 LED TV도 대당 300만~690만원으로 동급의 LCD TV보다 비싸다. 가장 비싼 LCD TV도 현재 500만원대 초반이다.
2001년 시장에 나온 LCD TV는 30~40인치대가 100만 원대로 가격이 내려가는 데 4~5년이 걸렸다.
하지만 LED TV는 브라운관 TV에서 LCD TV로 넘어오던 때와 달리 LCD 패널과 동일한 패널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장이 더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ED TV 시장이 커지면 가격은 속도가 문제일 뿐 자연스럽게 내려갈 수 밖에 없다”며 “LCD TV가 처음 출시됐을 때보다 더 빨리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