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내 증시 IT가 주도한다

IT가 강한 이익 증가세를 무기로 하반기 국내 증시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데이터가이드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의 작년 대비 EPS(주당순이익)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IT섹터가 102.9%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PS 증가율은 특정 기간에 해당 섹터나 기업의 이익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모멘텀의 척도로 사용된다.

IT의 EPS 증가율이 세자릿수 대에 달한 것은, 지난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전체 평균인 36.7%의 세 배 가까이나 높은 수준이다. 증가율 2위 섹터인 에너지(93.7%)를 제외하면 증가율 측면에서 비교할만한 섹터가 없다.

세부 업종에서는 반도체 및 반도체관련 장비(331.3%), IT하드웨어 및 관련 장비(142.2%)가 1, 2위를 차지했다.

국내외 경기가 하반기 중 바닥을 통과하며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기에 민감한 IT 섹터의 이익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특히 2분기 실적시즌을 맞아 IT에 대한 영업 추정치 전망이 급격하게 호전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추정치가 최근 1개월 사이 38.7%나 올랐던 것. 1개월 전보다 최근 IT의 영업이익이 그만큼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전체적으로 영업이익 추정치가 6.0% 증가하는 것과 비교하면 IT에 대한 시각 변화가 놀랄만하다. IT의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26.9%, 25.5% 상향 조정됐다. 이런 실적 개선 전망에 삼성전자는 최근 사흘간 상승세를 이어가며 이날 장중 한때 60만원을 회복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60만원대에 다시 오른 것은 2개월여 만이다. 삼성증권 소장호 연구원은 “모멘텀과 밸류에이션 두 측면 모두에서 IT가 하반기 유망한 섹터로 꼽힌다”며 “그간 상승을 주도했던 IT가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에 노출됐지만, 하반기 기업이익 모멘텀의 강화를 고려해 가격 조정 때마다 포트폴리오 편입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