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블랭크마스크 시장에서 2∼3년 내 1위 자리에 오르는 게 꿈입니다.”
에스앤에스텍 남기수 사장(57)은 “우리나라 반도체·LCD 산업이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데 반도체 재료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 기업이 등장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회사는 현재 세계 블랭크마스크 시장에서 2위를 차지, 남 사장의 1위 달성 비전은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블랭크마스크는 1980년대 초 반도체 공정에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20여년 동안 세계 블랭크마스크 시장은 일본 기업의 전유물이었다. 남 사장은 “블랭크 마스크 국산화율이 전무해 창업을 결심하고 과감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직을 벗었다”고 말했다. 물론 국산화 성공에 대한 자신감도 한 몫했다. 물리학을 전공한 남 사장은 KAIST와 ETRI에서 블랭크마스크을 주로 연구해왔다.
특히 남 사장은 그간의 전문 지식을 토대로 밤을 세워가며 일본 기업의 블랭크마스크 특허를 철저히 분석했다고 한다. 경쟁 기업보다 앞선 특허 기술을 찾는 것은 물론 특허 침해 논쟁을 불식시키기 위해서이다. 그 노력은 후일 헛되지 않았다. 약 3년 4개월간의 소송 끝에 일본 경쟁업체 호야(HOYA)의 특허 무효 소송에서 지난 3월 최종 승소한 것이다.
그는 사업 초기 2년여 간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 애를 먹었다. 경쟁 업체 대비 제품 품질은 뒤지지 않았지만 블랭크마스크 시장에서 ‘후발 주자’란 딱지가 발목을 잡았다. “제품을 들고 모 외국계 기업에 찾아갔더니 담당자가 ‘3년 뒤에 다시 찾아와라’고 하더군요. 대다수 신생 반도체 재료 기업들이 경영난으로 3년을 버티지 못하니 3년 뒤에도 문을 닫지 않으면 한번 쯤 품질을 검토해보겠다는 것 입니다.”
하지만 남 사장의 끊임없는 노크는 2003년 5월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삼성전자로부터 처음 품질인증을 받은 것이다. 이후 하이닉스·토판 등으로부터 잇따라 품질인증을 획득했다고 한다. 품질에 대한 고객과의 신뢰가 형성되면서 시장 점유율도 덩달아 높아졌다.
“제가 복이 많은 편입니다. 우수 인재를 곁에 많이 두고 있는 데다 운좋게도 매년 정부 개발 과제를 1개 이상 수행, 블랭크마스크 관련 요소 기술을 상용화하면서 자금 부담도 동시에 덜었죠. 대구시도 에스앤에스텍을 스타 기업으로 선정, 여기저기서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받았습니다.”
그는 “비록 규모가 작은 중소 기업이지만 빠른 시일내 세계 블랭크 마스크시장에서 1위를 달성함으로써 다방면에서의 지원과 관심이 빛바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