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가시광선 전 영역의 빛을 흡수, 연료감응 태양전지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판크로마틱 염료감응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금동화) 태양전지연구센터 박남규 박사팀은 세 가지 서로 다른 색상의 염료를 나노결정 이산화티타늄(TiO₂) 필름에 선택적으로 배열해 가시광선 전 영역의 빛을 흡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20나노미터(㎚) 직경을 갖는 TiO₂입자들로 이루어진 필름에 염료가 흡착되어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한 가지 염료만 흡착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을 활용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색상을 갖는(서로 다른 파장의 빛을 흡수하는) 염료를 TiO₂ 필름에 선택적으로 흡착해야 하는데 지금까지의 기술로는 이것을 실현하기 어려웠다.
박 박사팀은 크로마토그래피(chromatography) 원리를 이용해 염료를 선택적으로 흡착하고 탈착할 수 있는 이동상(mobile phase)과 정지상(stationary phase) 물질을 개발, 서로 다른 색상의 염료를 선택적으로 수직 배열하는데 성공했다.
박남규 박사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이론적으로 1㎠당 30㎃ 전류 생성이 가능해 현재 11% 수준인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효율을 이론적으로는 16% 수준까지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양전지의 효율을 1% 개선하는 데는 엄청난 노력이 든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성과는 국제 과학저널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 28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네이처 머티리얼즈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에서 “가시광 전 영역을 흡수하기 위한 세 가지의 서로 다른 색상의 염료를 나노결정 TiO₂ 필름에 선택적으로 배열하는 것은 이제까지 누구도 실현하지 못한 어려운 기술”이라며 “이를 실현함으로써 판크로마틱 염료감응 태양전지 실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판크로마틱(panchromatic) - 모든 빛의 파장, 즉 모든 색의 빛에 반응하는 특성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