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은 하반기에 설비투자를 평균 3.0% 확대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1000여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9년 하반기 설비투자계획 조사’에 따르면, 국내기업들은 하반기 투자를 상반기 대비 평균 3.0% 확대하겠다고 응답했고, 상반기 투자 실적은 작년 실적대비 7.9% 감소했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하반기 투자를 상반기에 비해 확대하겠다는 이유로는 △신제품 생산 및 기술개발 강화(24.0%)를 가장 많이 꼽았고 △미래대비 선행투자(23.6%) △노후시설 개선(18.3%) △내수 또는 수출수요 회복(17.1%)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전력·가스 업종이 11.1%로 투자를 가장 많이 늘릴 것으로 조사됐으며 다음으로 석유화학 및 에너지(7.8%), 고무·플라스틱·종이(7.0%), 운수업(6.6%), 유통업(5.4%), 전기전자제품(4.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투자감소가 예상되는 업종은 섬유·의복·신발(-5.1%), 1차금속·비금속 가공(-1.5%), 자동차 및 부품(-0.8%) 등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투자 실적은 작년 실적대비 평균 7.9% 줄어들었으며 대기업(-4.1%) 보다는 중소기업(-9.2%)의 투자부진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투자를 줄인 부문을 묻는 질문에 대하여 기계장치(70.6%)라고 대답한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이어 토지 및 건물(8.5%), 공구 및 비품(7.0%), 차량 및 선박(6.7%) 순이었다.
한편, 올해 전체 투자계획은 작년 실적대비 6.1% 줄어들 것으로 조사돼 금융위기 우려가 극심했던 지난 1월 조사(-29.5%) 당시보다는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경상가격 기준의 결과이므로 만약 설비투자 디플레이터가 10% 상승한다고 가정한다면 불변 가격으로는 약 16% 정도 감소하는 것을 의미해 결코 작은 수치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투자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정책과제로 금융 및 세제지원 확대를 33.4%로 가장 많이 지적했다. 이어 금융시장 안정(18.5%), 저금리기조 지속(17.6%), 규제 완화(14.3%), 확장적 재정정책기조 지속(13.7%) 등의 순으로 꼽았다. 또, 기업들은 정부의 투자관련 지원정책이 올해 투자계획과 집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응답이 60.6%로 높게 나타나 기업 투자확대를 위해서는 좀 더 과감한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조금 영향을 미침(29.3%), 큰 영향을 미침(10.1%) 등의 순으로 꼽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일부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이에 따라 올해 초 크게 위축되었던 기업의 투자심리도 완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하지만 이는 설비투자가 극심한 부진에서 조금 완화되는 것일 뿐이며 연간으로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되며 기업들이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금융 및 세제지원 확대, 저금리기조를 계속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