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 주제발표-최영호 콘텐츠진흥원 부원장

[정보통신 미래모임] 주제발표-최영호 콘텐츠진흥원 부원장

 콘텐츠산업의 특징을 설명하자면 하나는 창조(creative industry)다. 영국이 최근 창의경영이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이 역시 창조산업임을 의미한다.

 두 번째 특징은 고부가가치산업이라는 점이다. 온라인 인프라가 전 세계적으로 좋아지면서 상상도 못할 정도로 많은 부가수입을 창출하고 있다.

 세 번째로 콘텐츠산업은 일반 제조업에서 창의경영이 도입돼서 연결되지 않으면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는다. 콘텐츠산업은 그 자체로도 시장이 크고 존재가치가 있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

 미키마우스를 예로 들면 인형으로 보이는 것을 넘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국 문화를 어렸을 때부터 접하도록 한다. 이 미키마우스가 올해 80살인데 지금 애니메이션이 별도로 나오지 않아도 매년 6조원 정도를 벌어들인다. 미국이 저작권의 시효를 사후 50년에서 100년으로 늘리자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에도 ‘뽀롱뽀롱 뽀로로’라는 애니메이션이 프랑스에서 어린이 대상 시청률 50%를 기록한 뒤 기획·제작사가 벌어들이는 라이선스 수입만 200억원에 달한다. 재미 있는 것은 초기 투자한 사람들은 투자비 회수 후 빠져나갔는데 기획·제작사들은 지금부터 돈을 번다는 점이다.

 이런 예들이 콘텐츠산업의 핵심을 바로 보여준다.

 과거 우리나라가 위성방송 도입을 추진할 때 루퍼트 머독이 언제부터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냐고 묻길래 3년이라고 답했더니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위성을 10년 운영했더니 10년 이후에 이익이 20%정도 생긴다고 말했다.

 콘텐츠는 라이프 사이클이 길다. 우리나라 캐릭터 중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뿌까와 뽀로로가 나온 게 2000년 초반이다. 이들은 지금도 로열티 수입만 200억원에 이르고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다.

 흔히 콘텐츠산업의 가치를 이야기하면서 원소스멀티유스(OSMU)를 꼽는데 원소스가 성공해야 멀티유스가 성공할 수 있다. 메이플스토리의 예를 들어보자. 게임이 성공하자 여기에 나오는 캐릭터를 이용해 만화책을 제작했는데 50만권 이상 팔렸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해외에 배급했고 부가사업화 캐릭터 제품도 판매 중이다.

 원소스가 성공했기 때문에 멀티유스가 가능한 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설립 당시 우리나라에 원소스가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원소스를 발굴하는 일에 힘썼다.

 콘텐츠산업을 이야기하면서 인터넷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브로드밴드가 급속히 성장했고 이른 시간에 모든 정보를 다운로드해 볼 수 있게 되면서 콘텐츠산업이 발전했다. 반면에 이로 인한 손해도 컸다. 가장 큰 게 불법 유통이다. ‘꽃보다남자’를 중국에서 1억명 정도 봤다고 추산하면 이들에게 500원씩만 받아도 500억원이라는 돈을 벌어 제작의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제 세계 힘의 균형은 하드파워에서 소프트파워로 옮겨가고 있다.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미국산업도 1위는 군사, 2위가 콘텐츠로 제조업에서 콘텐츠산업으로 그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기획·제작·유통의 선순환 고리를 해치는 불법을 근절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동시에 콘텐츠의 질적인 향상이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