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 ‘콘텐츠, 현재와 미래’

[정보통신 미래모임] ‘콘텐츠, 현재와 미래’

 “과거 기업에서 CIO·CTO 등을 도입했듯이 이제는 CCO(Chief Culture Officer)를 도입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콘텐츠산업을 과거처럼 한 분야로만 보지 말고 전체를 보면서 나아가야 합니다.”

 콘텐츠산업이 제조업 등 기존 산업과 융합될 때 더 큰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콘텐츠산업은 문화를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사회·산업 요소에 융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하지만 콘텐츠를 산업에 활용한 역사가 짧은 만큼 제대로 융합해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융합 시대에서 콘텐츠산업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다른 산업과 융합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열렸다.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회장 정태명 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은 지난 25일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콘텐츠,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6월 토론회를 열었다. 미래모임은 올 초부터 IT와 각 산업 간 융·복합 경향을 주제로 릴레이 토론회를 진행 중이며 다섯 번째 주제로 콘텐츠산업을 선정했다.

 최영호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원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섰고 김영주 SBSi 이사, 송병준 그룹에이트 대표, 이재성 엔씨소프트 상무가 패널발표로 참여했다.

 최영호 부원장은 “다 망가진 전력발전소를 개조한 테이트모던미술관이 520만명의 관람객을 유치한다거나 함평 나비쌀이 이전보다 높은 수익을 내는 것에서 볼 수 있듯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가치사슬의 변화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콘텐츠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데는 뜻을 같이 했다.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며 이에 필수적인 저작권 문제 해결, 인재 양성, 기획력 향상 등이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로 꼽혔다.

 최 부원장은 “기획·제작·유통에서 가장 큰 문제가 불법”이라며 “심지어 주로 DVD를 대여해 보던 일본조차 다운로드로 우리 콘텐츠를 소비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주 이사는 “저작권 디지털 생태계의 세 축인 콘텐츠 생산자-서비스-이용자가 동반 성장하는 콘텐츠 진흥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오재인 단국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창의성을 중요시하는 미국은 소프트웨어가 강하고, 주입식 교육 위주의 우리는 온라인게임에 강점이 있고, 같은 주입식 교육 국가라해도 일본에서 닌텐도가 나왔다”며 교육 환경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이에 따라 우리가 세계에서 리더십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을 모색해봐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송병준 대표는 “우리의 강점이 뭔지 고민해봤던 시점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우리 민족이 엔터테이먼트에 능하다”며 “프랑스 선교사가 우리나라 민초를 박카스 신을 섬긴다고 할 정도로 가무를 즐겼는데 그런 우리만의 특성을 살리면 리더십을 가질 수 있다”고 대답했다.

 국산 콘텐츠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기획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이제호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세계적으로 읽히는 잭 앤더슨 칼럼 한 편을 위해서는 200∼300명의 기자들이 콘텐츠를 모으고 기획하며,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는 소설가 한 명이 아니라 200∼300명이 기획한다”며 “우리 역시 기획을 지원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재성 상무는 “아이온은 우연히 성공한 것이 아니라 10명이 넘는 기획자가 각국의 우화를 공부한 후 미국·유럽의 피드백을 받아 탄생했다”며 성공적인 콘텐츠 뒤에는 철저한 기획이 있음을 강조했다.

 정태명 교수는 마무리 발언에서 “콘텐츠산업이 미래의 먹을거리란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제대로 된 지원이 없어서인지 지지부진한 것처럼 보인다”며 “앞으로 올바른 정책적 지원으로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