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8세대 LCD 라인 2조 신규 투자

내년 상반기 가동 목표 장비 발주

 LG디스플레이가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2조원 이상을 투입해 최대 기판 크기의 8세대(2200×2500㎜) LCD 라인을 하반기부터 추가 구축하는 대규모 신규 투자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3조원 이상을 들여 지난 3월 처음 가동한 현 8세대 LCD 라인의 양산 능력과 맞먹는 규모다. LG디스플레이가 투자에 돌입하면 삼성전자도 기존 8세대 라인의 확대 투자를 검토할 움직임이어서 세계 LCD 패널 시장을 양분한 회사가 또 한번의 ‘양산 전쟁’을 예고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대표 권영수)는 단일 라인 기준 세계 최대 양산 능력을 갖춘 파주 사업장 내에 현 8세대 라인 규모LCD 공장에 버금가는 규모의 8세대 LCD 추가 라인(P8-E)을 이르면 내년 상반기 가동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르면 다음달 장비 발주에 나서, 내년 초 설비를 입고할 계획이다.

 P8-E 라인의 양산 규모는 투입 원판 기준 월 10만장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풀 가동 중인 파주사업장 내 8세대 라인의 생산 능력이 올 하반기까지 투입 원판 기준 월 12만장을 넘어설 계획이어서 합치면 20만장을 웃돌게 된다. 내년 말이면 총 3개의 8세대 LCD 라인을 보유한 삼성전자를 추월할 수 있는 양산 능력이다.

 건물·용지 공사를 비롯한 총투자 규모만 기존 8세대 라인에 견줄 만한 최소 2조원 이상대로 예상됐다. LG디스플레이는 조만간 투자 심의를 열어 이 같은 P8-E 라인의 투자를 확정한 다음, 내달 중순께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LG디스플레이가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를 추진하는 것은 당장 TV용 패널을 비롯, 노트북·모니터 등 대형 LCD 패널의 공급량이 달리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의 TV용 패널은 중국 등 신흥시장 호조에 힘입어 10% 이상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 올해 들어 세계 시장 1위를 놓고 삼성전자와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참에 확실하게 양산 능력 선두에 올라서겠다는 LG의 의지가 더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도 수성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 반격을 펼칠 태세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적어도 지난 수년간 양산 능력에서 부동의 1위를 자랑해왔는데, LG디스플레이가 추월하겠다면 손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당장 올 하반기 8세대 LCD 라인의 대규모 신설 투자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