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전기가 국내 주요 발광다이오드(LED) 칩 패키징 업체인 루미마이크로를 인수하기로 했다. 최근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LED 백라이트유닛(BLU) 시장을 삼성·LG 등 대기업 계열사들과 루멘스·알티전자 등 전문업체들이 선점한 가운데 금호전기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금호전기로선 전통적인 주력인 조명과 냉음극형광램프(CCFL) 사업에 이어, LED 분야로 영역을 본격 확장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전기(대표 박명구)는 29일 루미마이크로(대표 김한도)의 지분 약 30%를 사들여 최대 주주로 참여하고, 동시에 경영권을 인수하는 내용을 골자로 최대주주인 알에프텍측과 기본 계약을 체결했다. 유무상 증자에 참여하는 인수 대금은 24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금호전기는 다음달 2일부터 9일까지 총 세차례에 걸쳐 인수 대금을 납입, 이 기간내 경영권까지 넘겨받기로 했다.
루미마이크로는 삼성LED·서울반도체·LG이노텍과 함께 월 1억개 이상의 LED 패키징 능력을 보유한 국내 주요 업체다. 그동안 주로 LED 조명용 칩 패키징 사업에 집중해왔으나 지난해 LED 패키징 라인 증설 투자로 월 1억개 이상의 톱뷰(빛이 위로 나오는 LED) 칩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올해부터 노트북 BLU 사업으로 확대, LG이노텍의 패키징 물량의 일부를 외주 생산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배경이다.
금호전기는 루미마이크로 인수를 통해 기존 CCFL BLU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LED BLU TV용 칩 공급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최근 LED 칩 공급선 다변화를 추진 중이라는 점에서 자금력과 양산 능력을 동시에 갖춘 금호전기가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금호전기 관계자는 “이미 LG이노텍 등을 통해 검증된 패키징 기술과 양산 능력을 확보한 이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속히 성장하는 LED BLU TV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말했다.
한편 공교롭게도 모그룹인 금호가 대우건설을 다시 매각키로 결정한 직후, 금호전기가 루미마이크로 인수를 전격 결정해 흥미를 자아낸다. 금호전기는 지난해 수원 사업장의 토지보상금 1000억원을 오는 8월부터 받을 예정이며, 이 가운데 일부를 루미마이크로 인수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나머지는 현금중 상당 부분은 신규 사업인 LED 분야에 투입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기로 했다.
서한·이동인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