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경유, 제값 못하네!”

기존 경유보다 리터당 50원가량 비싼 고성능 경유 제품들이 ‘청정성’은 좋지만 연비는 일반 경유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는 30일 한국석유관리원 주관으로 SK에너지의 ’솔룩스 디젤’과 GS칼텍스의 ’프라임 경유’ 등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고성능 경유 제품을 대상으로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실시한 성분 분석 및 5000㎞ 도로 주행 평가 결과 고성능 경유는 일반 경유보다 세탄가가 높고 황 함량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세탄가는 디젤엔진에서 연료에 불이 붙는 성질(착화성)을 나타내는 수치로, 너무 낮으면 엔진 시동성이 저하되고 매연이 다량 배출된다.

황 함량 역시 SK 솔룩스 디젤의 경우 1㎏당 3㎎의 황분이 함유돼 6㎎인 일반 경유의 절반 수준이었고 GS칼텍스의 프라임 경유도 ㎏당 황 함량이 4㎎으로 일반경유(7㎎)에 비해 적었다.

그러나 엔진출력 향상 정도는 솔룩스 디젤이 기존 경유 대비 0.4%, 프라임 경유가 0.1%에 불과했고 두 제품 모두 기존 제품 대비 연비 개선 정도도 1% 이하에 그쳐 실질적으로 동등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경부는 산·학·연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논의한 결과, 고성능 디젤이 일반 경유보다 품질, 성능은 개선됐으나 고급 휘발유와 달리, 고성능 경유는 차량 성능에 대한 차이가 뚜렷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이에 따라 경유시장의 0.3%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고성능 경유에 대해 별도 품질 기준을 설정하지 않고 소비자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고성능 경유의 명칭 변경을 정유사에 권고하기로 했다.

지경부는 “휘발유는 옥탄가에 따른 노킹(엔진 실린더 내에서의 이상연소로 망치로 두드리는 것과 같은 소리가 나는 현상) 발생으로 엔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대부분 국가에서 보통과 고급으로 품질 기준을 정해 운영하고 있으나 경유는 이런 사례가 없고 유럽 등지에서도 소비자의 선택에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