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인 ‘트위터’에 당분간 가입하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데다 정부가 시행하는 제한적 본인 확인제 위배 가능성 등을 이유로 참모진이 만류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방문 중에 조지 워싱턴대학 강연에서 트위터를 예로 들며 “새로운 기술과 문명이 등장하면서 우리가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는 방식들도 획기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가입을 생각해보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인터넷 공간에서 이 대통령의 트위터 가입에 관심이 증폭돼왔다.
이 대통령은 귀국 후 트위터 가입을 하려 했으나, 참모진의 건의를 받고 ‘신중한 검토’로 돌아섰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트위터에 가입하면 ‘이 같은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준비 중인 국내 SNS 서비스 기업들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공무원 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만큼 충분히 파급효과를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당분간 가입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트위터 서비스가 우리나라 정부가 시행하는 제한적 본인 확인제에 위배된다는 점도 고려했다. 트위터 서비스 가입은 유튜브나 구글 등과 마찬가지로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최고 정책 책임자가 우리나라 정책을 따르지 않는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최근 유튜브에서 대통령 연설을 동영상 서비스하면서 이 같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트위터 서비스의 유해 상업 광고 범람도 가입을 주저하게 하고 있다. 실제로 트위터의 인맥형성 요청자(팔로어)의 상당수가 포르노 등 성인 서비스 사업자다.
청와대는 이런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는 한 당분간 트위터 가입을 하지 않은 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청와대 측은 “트위터라는 새 방식을 통한 소통도 의미가 있지만 청와대 홈페이지, 블로그 등 기존 통로를 이용한 소통확대에 좀 더 주안점을 둔다”며 “국민들의 청와대 홈페이지 질문에 답변하는 형태의 지난 29일 대통령 라디오·인터넷 연설이 앞으로 기존 인터넷 매체 등을 이용한 소통을 확대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