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테크] 마음을 읽는 기계

[핫테크] 마음을 읽는 기계

 마음을 읽는 기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도요타와 일본의 한 연구소가 개발한 휠체어는 휠체어를 탄 사람의 생각만으로 움직인다. 오른손을 움직이는 생각을 하면 오른쪽으로, 왼손을 움직이는 생각을 하면 왼쪽으로 움직이는 식이다.

 ‘장난감도, 휠체어도 생각대로 하면 되고.’

 생각만으로 작동을 제어하는 첨단기기가 잇따라 등장했다. 내가 생각한 대로 움직이는 장난감, 조작을 하지 않아도 내 생각을 읽고 원하는 방향으로 데려가주는 휠체어처럼 공상과학 영화에나 등장하던 기술이 상용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장난감업체 마텔은 최근 어린이용 장난감 ‘마인드플렉스’를 공개했다. 마인드플렉스는 생각으로 공을 움직이며 노는 장난감이다. 우선 머리띠같이 생긴 장치를 이마에 착용한다. 장치를 머리에 쓰면 꼭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 같다. 이어 집중을 하고 공을 ‘들어올린다’, 또는 ‘내려놓는다’는 생각을 하면 공이 허공에서 오르락내리락한다. 공을 생각으로 움직이면서 장난감에 같이 장착된 골대에 공을 넣는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마인드플렉스는 ‘뇌파 전위 기록술(EEG:electroencephalography)’을 이용한다. 머리띠 장치가 뇌파를 읽어, 공이 달린 기기에 생각을 전달해준다. 마텔은 “EEG기술이 병원이나 실험실을 벗어나 대중 제품을 위해 쓰인 것은 처음”이라며 “이 장난감을 올해 연말 79.99달러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포메이션위크 등 외신은 지난달 29일 도요타자동차가 일본의 한 연구소와 개발한 전동 휠체어를 소개했다. 이 휠체어는 마찬가지로 EEG기술을 이용해 생각만으로 움직인다. 왼손을 움직이는 생각을 하면 휠체어가 왼쪽으로 돌고, 오른손을 움직이는 생각을 하면 오른쪽으로 움직인다. 두 발로 걷는 동작을 떠올리면 휠체어가 앞으로 간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으면 정지한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휠체어 사용자가 뺨의 근육을 움직이면 곧바로 정지하도록 했다.

 휠체어는 왼손을 움직이는 상상을 하면 왼손과 관련이 있는 오른쪽 뇌파의 진동이 줄고, 오른손을 움직이는 상상을 하면 왼쪽 뇌파의 진동이 줄어드는 원리를 이용했다. 여기에 정확히 뇌파를 측정하는 기술과, 효과적인 신호 처리 방법을 더해 휠체어를 거의 실시간으로(0.125초 단위) 제어한다.

 연구진은 연구를 더 발전시키면 사람의 의도를 반영하는 뇌파를 탐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범죄와 관련해 범인을 심문하는 과정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최규완 연구원은 “그동안의 실험에서 95% 이상의 신뢰도가 확인됐다”며 “앞으로 사고, 질병으로 목 이하가 마비된 환자가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의료나 간병 분야에서 크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