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가 있기 전에 먼저 파괴가 있어야 한다.’
LG 디오스 광파오븐은 변화와 창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파블로 피카소의 가치관과 닮았다. 틀에 박힌 생각을 파괴하고 새로움을 창조함으로써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광파오븐만의 고유한 디자인을 완성하고자 했다.
2004년 처음 출시된 광파오븐은 오븐요리로 평범한 일상이 특별해지듯 오븐으로 품격 있는 주방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밋밋한 단색 위주의 오븐 시장에 화상림 화가의 플라워패턴을 처음으로 적용해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오븐시장이 확대되면서 플라워패턴 디자인을 적용한 오븐이 많아졌고, 광파오븐만의 특별함에 관한 고민이 시작됐다. 해답은 디자인에 생명을 불어넣는 ‘기술력’에 있었다. 소비자의 눈과 발길을 잡을 수 있는 시간은 0.5초. 시선을 주는 그 순간 소비자의 감성을 파고들어가야 한다. 화려한 무늬보다는 은은한 질감을 고려했고, 눈에 띄기보다는 기억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 에칭 기법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열과 기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오븐에 에칭 기법을 적용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더욱이 유리 표면에 에칭을 넣는 것은 금속 표면보다 더 정밀한 기술을 요했다. 마침내 마이크론 단위의 최첨단 기법으로 오븐과 예술의 만남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 일명 세계 최초 ‘판화 입은 오븐’이라 불리는 글라스 에칭이 적용된 광파오븐은 오븐도어 표면에 0.02∼0.03㎜의 섬세한 선의 표현까지 살려냈다. 빛의 각도에 따라 꽃잎 하나하나의 음영이나 질감, 입체감을 느낄 수 있어 마치 동양적 자개의 단아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풍긴다.
오븐을 디자인하면서 알게 된 재미있는 사실은 고객이 디지털 느낌의 ‘터치’보다는 아날로그적인 ‘다이얼’ 버튼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아날로그에 향수를 느끼는 고객 요구를 읽는 것도 디자이너의 몫이다.
디스플레이와 오븐도어가 하나로 된 단순한 디자인으로 세계적 권위의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와 ‘굿디자인’을 수상했다. 특히 디자인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은 컬러. 고객 취향을 반영해 화이트, 블랙의 기본컬러는 물론이고 국내 최초 와인컬러와 블루컬러를 과감하게 채택했다.
현재 광파오븐은 세련된 컬러로 감각 있는 주부들의 인테리어 고민을 해결해 국내 복합오븐 시장에서 절반 규모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정윤태 LG전자 HAC디자인연구소 책임연구원 smartj@lg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