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위기 이후 금융산업이 리스크 관리 강화에 역점을 둬 IT의 중요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국내 금융산업도 리스크 관리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분석이다.
1일 컨설팅 전문업체인 액센츄어는 보고서를 통해 선진 은행산업의 리스크 관리 강화와 감독기관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향후 금융시장에서 IT의 역할이 증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액센츄어가 250여 글로벌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최근 시장변화의 원인을 설문한 결과 경영진들은 재무와 통합된 관점에서 리스크 관리 역량이 부족했음을 토로했다.
최근 금융위기를 거치며 주요 선진 금융기관이 2년 만에 시장 가치가 최대 92% 감소하는 등 급격한 변화에 내몰리고 있는 것. 실제 시티그룹의 경우 지난 2007년 2690억달러에 달했던 가치가 200억달러로 92% 급감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IT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다.
은행산업의 무차별 경쟁 속에서 타은행과 차별화 하기 위해 대용량 데이터 분석, 예측력을 높인 리스크 관리, 고객관리, 효율적인 업무지원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 선진은행들은 우량은행의 기준인 10% 중반의 자기자본이익률(ROE) 달성을 목적으로 성장동력과 리스크 성향을 바탕에 둔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그간 은행이 리스크 관리에 투자하는 것은 단지 통제수단으로서였지만 이제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다는 것.
이에 대응한 국내 금융권의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KB국민금융지주가 자금세탁방지법(ALM) 시스템 도입을 위한 컨설팅과 리스크 관리, CRM 분석툴 도입에 나설 전망이고 메리츠증권과 SK증권이 리스크 관리 시스템의 고도화를 앞둔 상태다.
배교식 액센츄어코리아 전무는 “금융위기로 은행들이 신 성장의 복원이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며 “향후 금융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격 결정의 최적화, 전략적 비용절감, 경영전략을 지원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IT업계와 금융권의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