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를 끝냈는데도 지체상금을 물어야 하는 어이없는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발주자와 개발자 간 입장이 오간 e메일을 챙겨둬라. 또 프리랜서와의 계약을 허술하게 생각했다가는 불법파견이나 위장 도급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계약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각종 법률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소프트웨어(SW) 기업들에게 1일 한국SW산업협회 산업지원 전문가 그룹이 조언을 보냈다. 변호사·변리사·노무사 등으로 구성된 이들 전문가 그룹은 SW 기업들이 간과하기 쉬운 법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 참고해야 할 행동지침을 설명했다.
최근 가장 많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사업에 대한 수발주자의 책임여부다. 사업을 시작할 때는 범위 규정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가 막상 프로젝트를 다 끝내놓고 발주자와 입장이 엇갈려 지체상금을 물어야 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곽용석 변호사는 “SW개발 계약은 방대한 기술 문제를 포괄해 담기 어려운 특성을 갖고 있어 계약 사항이 모호하고 불완전하다”며 “SW 개발은 발주자가 참여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수발주자 간의 귀책 사유 또한 명확히 해둬야 한다”고 말했다.
발주자의 요구사항에 대한 개발자의 입장을 상시로 정리해 문서로 정리해 두면 향후 불필요한 분쟁 시 중요한 해결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곽 변호사의 주장이다. 특히 ‘e메일’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장했다. e메일은 완벽한 법적 효력을 갖는 문서는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양측의 입장을 상호 소통하고 정리해 둘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도구로 소송 시 법원에서도 적극 참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리랜서 개발자와 계약을 맺을 때 유의사항에 대해서도 조언이 나왔다. 대개 SW기업이 프리랜서 개발자를 고용할 때 도급 계약과 근로 계약의 두가지 형태로 계약을 하고 있으며, 도급 계약의 경우 고용 기업이 업무 지휘를 할 수 없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이를 잘 알지 못하고 감독권을 행사하다가 향후 분쟁 발생 시 위장 도급 및 불법 파견 등의 명목으로 불이익을 감수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또 프리랜서와 도급계약을 체결해도 해당 개발자의 업무 수행 시 근로자성을 판단해 근로자로 인정되면 근로기준법 등의 노동 관련 법률을 적용받기 때문에 이 점도 유의해야 한다.
전옥봉 노무사는 “도급 계약을 프로젝트 기간에 맞춘 근로계약으로 변경 하거나, 기존 정규직과의 근로 형태를 차별화해 사용 종속관계를 느슨하게 운영하는 방법이 있다”고 추천했다.
문보경·정진욱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