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화되고 있는 국가 정보통신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IT코리아’에서 ‘모바일코리아’로 업그레이드하려는 국가 전략이 필요합니다. 모바일 산업의 부가가치가 국가 경제의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지난 2006년부터 4년째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KIBA)를 이끌고 있는 김경선 의장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민원을 휴대폰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모바일코리아로 한 걸음 다가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999년 출범한 KIBA에는 콘텐츠·솔루션 업체 등 모바일인터넷 관련 100여개 기업이 소속돼 있다. 산하에 한국디지털콘텐츠협회(KDCA), 한국무선인터넷솔루션협회(KWISA), 위피진흥협회(WIPIA) 등 7개 단위 협회를 두고 디지털콘텐츠 자율심의를 진행하는 등 모바일인터넷 활성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그가 꿈꾸는 모바일코리아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모바일웹2.0포럼 주도로 개발한 ‘모바일OK’ 표준을 적용하면 기존 유선 웹사이트를 그대로 휴대폰으로 옮겨올 수 있다. 김 의장은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서도 이 같은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국내의 경우 모바일 네트워크 품질은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지만 관련 콘텐츠 시장은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 의장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그는 “KT-KTF 합병 이행 조건으로 무선인터넷 망 개방이 부여되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다행스럽다”면서도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시한 모바일콘텐츠 수익배분 가이드라인의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콘텐츠공급사(CP)에 배분해야 하는 수익이 높아지면서 이통사들이 수익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아예 구매해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되면 CP들의 수익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통사들이 정보이용료까지 포함된 무선인터넷 정액제를 준비하면서 더욱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김 의장은 “이통사가 날씨·뉴스 등 정보성 콘텐츠는 무료로 제공할 수 있겠지만 게임이나 음악 등 기존 CP들의 영역은 침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장 자신도 코스닥 1호 CP로 기록된 옴니텔과 지상파 6개 DMB사업자 중 하나인 한국DMB를 운영하고 있다. 옴니텔은 CBS 플랫폼으로 알려진 기업으로 2004년 몽골을 시작으로 알제리, 인도네시아 등에도 CBS를 수출하는 등 탄탄한 수익모델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도 제대로 된 모바일 ‘킬러콘텐츠’를 선보였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사실 CP들이 벨소리, 컬러링 등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콘텐츠를 내놓지 못했다”는 그는 “이용자들이 원하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연합회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