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사장이 1일 나란히 경기 회복을 놓고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삼성 사장단 회의도 이례적으로 불황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는 불과 한 달 전 삼성사장단협의회에서 나온 ‘2분기 저점을 지나겠지만 회복세는 매우 약해 저성장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물론이고 정부의 경기 회복 신중론과 사뭇 대조된다. 삼성이 불황 극복 이후 경영 모드에 돌입했다는 신호로 여겨졌다.
삼성전자 디바이스(DS) 부문장인 이윤우 부회장은 1일 사내에 방영한 이달의 CEO 메시지에서 “상반기 미국발 금융 위기로 반도체·LCD 업계 전반이 매우 힘든 시기를 겪었으나 조금씩 회복의 가능성이 보인다”면서 “냉철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창조적 긴장감을 느끼고 변화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제품과 프로세스에서 압도적인 차별화를 이뤄내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감동을 실현하고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제품을 경쟁사보다 1세대 이상 앞서 제공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환율 1000원대에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고효율 경영 체질화로 호황기에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자 세트(DMC) 부문을 총괄하는 최지성 사장도 “상반기 어려운 여건 속에 경영 성과를 극대화하고 DMC 체계를 안정시키려고 모두 노력한 결과 점차 불황의 늪을 벗어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 사장은 “하반기에도 사업별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여 절대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현재 1위인 제품은 2위와 시장 점유율 격차를 더욱 확대하고, 2위 제품은 1위와 격차를 지속적으로 축소하는 데 주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역량 내재화로 시장 주도형 변화(MDC) 프로세스를 완성해 브랜드 위상 제고와 마케팅 비용 효율화를 달성하는 동시에 고객이 깜짝 놀라는 ‘와우(wow)’ 제품을 지속적으로 만들 능력을 확보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 사장단은 이날 정기 사장단협의회를 열고 하반기 경영 전략을 점검했다.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에서 열린 사장단협의회에서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은 “6개월이 지났다. 하반기에는 잘해보자”며 계열사 사장들을 격려했다. 사장단은 하반기 경기 전망을 놓고 좋아지는 (경기) 상황에 대비해 ‘고효율 경영’을 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사장단회의에서는 최외홍 삼성벤처투자 사장이 연사로 나서 해외 투자에 관해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