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엔진이 저절로 꺼져버리네?’
교차로에서 시빅 하이브리드의 브레이크를 밟으면 다소 신기한 경험을 한다. 신호대기나 교차로에서 차가 멈추면 계기판에 ‘오토 스톱(AUTO STOP)’이란 문구가 뜨면서 엔진이 꺼진다. 엔진을 자동으로 멈추면서 불필요한 연료 소비와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시빅 하이브리드의 대표적 기술 가운데 하나다.
이달부터 국내에도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양산 차량이 판매되면서 하이브리드차에 관심이 높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혼다가 2007년부터 국내에서 판매하는 대표적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지난 4월까지 총 477대가 판매됐으며 친환경 자동차 대표 모델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시빅 하이브리드의 외관은 결코 웅장하지 않다. 단아한 차림새로 경제성을 추구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출발은 부드럽다.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자 기대 이상의 파워에 조금 놀랐다. 전기모터로 엔진을 보조해 운행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강력한 파워를 기대함은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반대다.
1.3 SOHC 엔진을 장착, 엔진 발진 및 가속 시 모터가 엔진 동력을 보조하는 ‘병렬(패럴렐) 방식’을 적용해 1.8리터급의 강력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또 완전전자식 무단변속기(CVT)인 혼다 ‘멀티매틱S’를 적용해 부드러운 변속을 실현했다.
핸들링은 경쾌해 스포티한 주행을 좋아하는 20∼30대 젊은 층이 선호할 듯싶다.
무엇보다 전자식 속도계가 운전대 위로 숫자를 큼지막하게 표시해줘 운전 때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을 방지한 점이 돋보인다. 프런트와 사이드 커튼 등 3종의 에어백을 장착해 안전성도 높다.
시빅 하이브리드의 장점인 연비는 어떨까. 공인 연비는 리터당 23.2㎞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차량 가운데 연료 효율이 가장 높다. 경차보다 큰 1339㏄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지만 모닝(리터당 19.4㎞)이나 마티즈(리터당 20.9㎞)보다도 연비가 오히려 뛰어나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국내 판매 차량 중 가장 적은 101g/㎞다.
특히 혼다에는 ‘IMA(Integrated Motor Assist)’라는 독자적인 시스템이 있다. 엔진이 연료를 많이 필요로 할 때 모터가 동력을 보조해 연료 효율을 높인다. 이를 통해 같은 크기의 차량이라 하더라도 연료비가 크게 절감되는 장점이 있다.
교차로에서 잠시 멈추는 순간에는 엔진이 꺼지면서 한 방울의 기름소모라도 더 줄여준다. 브레이크를 밟아 차가 멈추면 시동이 꺼지지만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자동으로 엔진이 돌아간다. 시빅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3900만원(부가세 포함)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